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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물테마파크’ 사업 놓고 주민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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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물테마파크’ 사업 놓고 주민갈등 심화

임재영 기자 입력 2019-09-04 03:00수정 2019-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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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발전기금 7억원 둘러싸고 협약서 무효-이장 해임 안건 통과
찬성측에선 “총회 인정못해” 반발… 공사 미뤄져 2021년 개장 힘들듯
제주투자진흥지구 1호로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에 조성 예정인 동물테마파크가 지역 주민 간 찬반 갈등으로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지역 제1호 투자진흥지구로 관심을 모았던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사업을 놓고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

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마을회 임시총회를 갖고 동물테마파크 사업자와 체결한 협약서 무효, 정현철 이장 해임 등 안건을 놓고 투표를 했다. 선흘2리 250여 가구 주민 7000여 명 가운데 130여 명이 투표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선흘2리 이장 등은 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와 7월 26일 상생협약서를 교환하고 마을발전기금 7억 원을 받기로 했다. 제주도 환경보전방안검토서 심의위원회가 사업을 조건부로 통과시키면서 보완사항으로 내건 주민협의에 따른 것이다.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 협약이 밀실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주민은 “선흘2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포함해 7개의 오름과 곶자왈이 있는 생태지향적 마을이자 제주 지하수의 원천”이라며 “이런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반생태적, 시대착오적 사고”라고 비난했다.

정 이장과 사업에 찬성하는 선흘2리 찬성대책위원회는 주민들의 총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27일 열린 마을 임시총회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이장 측은 “7월 23일 이장이 총회 소집 여부를 결정하기도 전에 마음대로 4일 뒤 임시총회를 강행했다”며 “임시총회 소집권자인 이장이 이미 총회 안건을 기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논리로 불법 회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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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테마파크를 둘러싼 주민 갈등은 이미 법정 싸움으로 비화됐다. 반대대책위 주민들은 동물테마파크 사업자와 선흘2리 이장 간 맺은 상호협약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소송을 통해 마을 이장이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밀리에 사업자와 체결한 굴욕적인 주민상생방안 협약서가 무효임을 법적 절차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반대대책위 관계자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뜻이 확고한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장 역시 반대대책위 소속 주민 2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정 이장은 마을에 내걸린 ‘정 이장, 네가 돈 7억에 마을을 팔았구나’라는 현수막을 문제 삼아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찬성대책위 측은 최근 성명에서 “전·현직 이장들은 사업자와 좋은 관계를 형성해 선흘2리 발전과 행복마을 만들기에 동참해 주길 바라고 있다”며 “협약서를 기반으로 더 나은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합의하는 데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간 갈등으로 동물테마파크 공사가 계속 미뤄지면서 2021년 4월 개장을 목표로 한 1단계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내용 변경에 따라 환경보전방안 검토서 심의위원회에서 제시한 주민협의 등 13개 항의 조건이 이행된 것을 확인한 후 사업 추진 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테마파크 사업 면적은 58만1841m²로 2007년 개발사업시행 승인을 받았지만 2011년 공사가 중단됐으며 투자자가 바뀐 뒤 2017년 다시 사업이 추진됐다. 사업내용은 말 산업 중심 테마파크에서 사자, 호랑이, 불곰, 코뿔소, 코끼리 등 23종 500여 마리를 실내외에서 관람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동물테마파크#제주투자진흥지구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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