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논문교수 아들, 상대 아버지 대학 연구소-센터서 인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조국 의혹 파문 확산]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교수들
고교생 인턴 참여 사실 몰라… “보통 법대생들이 하는 자리”
당시 센터 차원 선발공고 없어… 조국, 해당 국제학술대회 주도
曺후보 딸, 서울대-공주대 인턴 겹쳐… 한국당 “26개월 인턴, 허위 가능성”

“고교생 인턴이 있었다고요? 보통은 법대생이나 법학전문대학원생을 뽑는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A 교수는 1일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의 아들 장모 씨(28)가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 활동을 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A 교수는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에 참여 교수로 이름을 올린 8명 중 한 명이지만 장 씨는 물론 고교생 인턴의 선발 사실조차 몰랐다고 했다. 당시 장 씨의 한영외국어고 3학년 동기생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 씨(28)도 비슷한 시기 같은 센터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서울대 인턴을 하기 두 달 전인 같은 해 3월 조 씨는 장 씨의 아버지가 책임저자인 대한병리학회지 영어 논문의 제1저자로 출판 승인을 받았다.

○ “공익인권법센터, 고교 인턴 거의 없어”


서울대 등에 따르면 장 씨가 참여한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은 선발 공고를 따로 내지 않았다. 또 다른 센터 참여 교수 B 씨와 C 씨도 “센터 차원에서 공고는 없었고 고등학생 인턴을 본 기억이 없다”고 기억했다. 현재 공익인권법센터장을 맡고 있는 양현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관련된 자료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모두 송부했고 따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공익인권법센터 관계자는 “정식 인턴이라기보다는 교수 개개인이 알음알음 선발한 뒤 다과를 나눠주거나 접수를 돕는 안내원 역할을 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의 다른 한 교수는 당시 고교생 인턴의 선발 과정을 조 후보자나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 등 두 명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해 5월 인턴 과정이 끝나는 당일 서울대에서 열린 사형제 폐지 관련 국제학술대회를 형사법을 전공한 조 후보자 등이 주도했다.

같은 센터에서 인턴을 한 조 씨와 장 씨는 한영외고 영어과 18기 동기로, 해외진학프로그램(OSP·유학반)에서 함께 활동했다. 당시 OSP엔 이례적으로 학생 아버지들의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2007년 7월 23일부터 8월 3일까지 12일 동안 장 교수가 소속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 활동을 한 뒤 2009년 3월 확장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인 대한병리학회지에 1저자로 등재됐다.

장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조 씨를 인턴으로 선발한 경위에 대해 “부인이 조 후보자의 부인과 한영외고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돼 조 씨를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를 만난 적 있냐는 물음에는 “학부모 모임에서 조 후보자를 한두 번 봤을 것”이라고 했다.

○ “같은 기간 서울과 공주에서 인턴 활동 기재”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1일 공개한 조 씨의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같은 기간에 서로 다른 곳에서 인턴을 했다고 기재한 대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생활기록부에 따르면 조 씨는 한영외고 3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2009년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조 후보자가 몸담고 있었던 서울대 법대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각각 인턴을 했다고 기재했다. 똑같은 인턴 경력을 각기 다른 것처럼 두 차례로 부풀려 적었거나 같은 기간에 두 가지 인턴을 병행했다는 뜻이다.

조 씨는 이 기간을 포함해 2009년 3월 3일부터 9월 2일까지 6개월 동안 공주대에서도 인턴을 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와 충남 공주의 공주대는 차로 2시간 남짓(도로주행 기준 약 130km) 거리이지만 보름 동안 동시에 인턴 활동을 했다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것이다.

또 생활기록부에 따르면 조 씨는 고교 3년 동안 공주대에서만 총 26개월 동안 인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서울에서 학교를 다닌 조 후보자 딸이 공주에 있는 대학에서 26개월간 인턴을 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고도예 yea@donga.com·박상준·김동혁 기자

#조국 의혹#딸 논문 논란#고교생 인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