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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이젠 엔드게임”… 지하철 등 도시기능 마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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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이젠 엔드게임”… 지하철 등 도시기능 마비 시도

홍콩=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9-09-02 03:00수정 2019-09-0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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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령부 삼아 사보타주 나서, ‘내가 불타면…’ 영화 대사 인용
텔레그램 통해 행동지침 공유… 공항~도심 오가는 교통수단 방해
지하철역 CCTV 부수기도… 경찰, 특공대 투입 진압강도 높여
‘차이나치’ 깃발 든 홍콩 反中시위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홍콩 반중 시위대가 ‘차이나치(China+Nazi)’로 불리는 대형 깃발을 들고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이 깃발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빨간색 바탕 위에 역시 오성홍기에 있는 노란 별을 나치의 십자가 문양 형태로 배열했다. 시위대는 1일에도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해 홍콩 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홍콩=AP 뉴시스

온라인 메신저를 사령부로 삼은 홍콩의 젊은 시위대가 홍콩 사태 13주째인 주말,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는 사보타주를 시작했다. 검은 옷을 입고 방독면을 쓴 이들이 1일 오후 홍콩국제공항 청사 앞, 공항 도로 등을 점거했고, 공항철도와 버스 등 공항교통이 완전히 마비돼 대혼란이 벌어졌다. 이날 최소 26편의 출발, 17편의 도착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들은 지난달 31일에 이어 이날도 일부 지하철역 내 시설을 파괴했다.

시위대가 공항도로를 막아서면서 도심에서 공항으로 이어지는 칭마대교 위에선 차량들이 꼼짝하지 못했다. 여행객들은 차에서 내려 공항까지 16km가량을 걸어가야 했다.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는 31일 완차이를 비롯한 도심 도로 6곳에서 불을 지른 데 이어, 1일에도 공항도로 교차로 등에 바리케이드를 쌓고 불을 질렀다.

무장경찰이 등장하자 시위대는 공항 인근 퉁충 지하철역에 진입해 통제실을 파손하고 폐쇄회로(CC)TV를 부수는 등 망치와 쇠막대기로 내부 시설들을 훼손했다. 소화전을 부수고 소화액을 지하철역 바닥에 뿌리기도 했다. 시위대가 역 내부를 장악하면서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시민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역을 빠져나갔고 역 운영도 중단됐다. 시위대는 전날에도 몽콕 등 도심 지하철역에서 내부 시설을 망가뜨려 5개 노선 운영이 중단됐고 1일까지도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홍콩 경찰은 최정예 특수부대인 ‘랩터스 특공대’를 지하철 객차 안까지 진입시켰다. 31일에도 이 특공대가 지하철 객차 안에 진입해 시위대를 구타하며 체포하는 등 무력 진압의 강도가 부쩍 높아졌다. 홍콩 경찰은 “31일에만 63명이 체포됐고 그중에는 화염병을 지니고 있던 13세 학생도 있었다”고 밝혔다.


1일 시위대는 퉁충 수영장에 게양돼 있던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불태웠다. 이 지역에 걸려 있던 중국정부 수립 70주년 관련 전시물도 뜯어내는 등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퉁충 지하철역 바닥에 ‘공산당의 철도(黨鐵)’라는 문구를 스프레이 물감으로 쓰기도 했다. 31일에는 시위대가 중국 국기 오성홍기의 별을 나치 문양으로 배열하고 ‘차이나치(CHINAZI)’라고 쓴 오성홍기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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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및 홍콩 온라인 커뮤니티 ‘LIHKG’에 “공항 출발 항공편의 전면 또는 일부 취소가 목표”라는 시위대의 행동지침이 공유됐다. 시위 도중에는 “여전히 항공편 운영이 정상”이라며 더 강한 사보타주를 독려했다. 31일 시위 전 “이번에 엔드게임이다. 종결전이다”라는 글은 물론이고 “내가 불타면 너도 불탈 것(if we burn, you burn with us)”이라는 할리우드 영화 ‘헝거게임’의 유명 대사가 공유됐다.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조직화가 과격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31일 정체가 탄로 난 위장 경찰이 시위대에 포위되자 공중을 향해 실탄을 2발 발사하는 등 경찰이 충돌을 유도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홍콩=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반중 시위#사보타주#홍콩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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