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 이끌 ‘AI 대학원’ 어디가 좋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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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앞둔 ‘AI대학원’ 3곳 살펴보니

인공지능(AI) 분야 고급 인력을 키우기 위해 설립된 AI대학원이 이번 주 첫 신입생을 맞으며 수업을 시작한다. 동아일보DB
인공지능(AI) 분야 고급 인력을 키우기 위해 설립된 AI대학원이 이번 주 첫 신입생을 맞으며 수업을 시작한다. 동아일보DB
8월 26일 KAIST가 인공지능(AI)대학원을 정식 개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려대와 성균관대도 이달과 다음 달 잇따라 AI대학원을 개설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월 KAIST를 비롯해 고려대와 성균관대를 AI대학원 지원 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이들 대학은 5년 동안 총 90억 원의 정부 예산을 받아 미래 AI 및 자율주행, 데이터 과학 연구를 선도할 인재를 키운다. 본격적인 개강을 앞둔 3개 AI대학원의 전임교수 및 개설 교과목 수 등 강점과 준비 현황 등을 점검했다.

KAIST는 개설 과목 수가 가장 많다. 성균관대는 확보된 전임교수가 가장 많고, 고려대는 AI 기업과의 산학협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KAIST는 현재 8명의 전임교수진과 18개 과목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준비했다. 전임교수는 내년 봄 2명이 더 충원돼 총 10명이 될 예정이다. 4월 석사과정 22명과 박사과정 10명 등 첫 신입생을 모집했다. 2020년 봄학기 신입생 역시 7월 모집이 끝났다. KAIST는 내년부터 매년 석사과정 40명과 박사과정 20명 이상을 모집할 계획이다.

KAIST는 평균 나이 41세의 비교적 젊고 연구 역량이 좋은 학자들로 전임교수진을 꾸렸다. KAIST는 “교수진이 최근 6년 동안 AI 분야 주요 학회에서 101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최근 AI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기계학습 및 신경정보 처리 시스템 분야 학회에서 우수한 연구 성과를 보인 한국인 학자 10명 가운데 3명이 KAIST AI대학원 교수진”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이달 5일 개원 기념식을 열고 공식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고려대는 전임교수 7명을 배치했다. 이번 첫 학기에는 AI의 기본 학습 기능인 딥러닝(심화학습)부터 자연어 처리, 신경망, 빅데이터와 음성 인식 등 기초부터 응용까지 포괄하는 필수 및 선택과목 9개를 개설했다. 이성환 주임교수는 “다음 학기부터는 과목 수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특히 국내외 AI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충분히 이용해 실무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와 NC소프트, 넷마블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실질적인 교류를 시작했다”며 “이론과 연구도 중요하지만 산업체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한 고급 인력을 키우는 데 특히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특이하게 석사과정을 뽑지 않고 연간 50명의 정원 전원을 박사 및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2020년도 신입생은 고려대 일반대학원생 모집 일정에 맞춰 이달 말에 공지가 나가고 10월 첫 주에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성균관대 역시 가을학기부터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만, 개원식은 다소 늦은 10월 열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세 대학원 가운데 가장 많은 총 15명의 전임교수가 총 12과목의 전공과목을 맡았다. 첫 학기 신입생으로 50명의 학생을 이미 선발했다. 이달부터는 2020년 봄학기 학생 모집 공고를 시작한다.

성균관대는 연구 참여 교수와 별도로 아예 국제협력과 산학협력을 맡을 초빙교수를 둔 게 특징이다. 학계와 산업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AI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연구 참여 교수의 행정 및 사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최재영 국제협력 및 산학협력담당 교수(초빙교수)는 “첫 학기를 지내며 역량을 강화할 분야를 파악해 해당 분야 전문 초빙교수를 추가로 모집할 계획도 있다”며 “전임교수가 연구와 교육에만 전념하게 해 연구와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3개 대학의 AI대학원은 연 50∼60명 정원으로 독립된 학과 형태로 운영된다. 반면 해외 주요 AI 대학원은 컴퓨터과학이나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해 연구 범위도 넓고 규모도 훨씬 크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는 교수 122명에 대학원생이 500명 재학하고 있다. 행정직원을 포함해 총 구성원이 약 1000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다. 규모만으로 국내 AI 대학원의 10배가 넘는다. AI 분야의 또 다른 대표적 강자인 미국 카네기멜런대 로봇연구소(RI) 역시 교수 92명에 학생 수가 400명이 넘는다. 총 구성원은 약 950명이다. CSAIL은 컴퓨터과학, RI는 자율주행과 로봇 AI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2020년 봄학기 개원을 목표로 2기 AI대학원 지원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공모할 예정이다. 1기에 참여하지 못한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이 참여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인공지능(ai)대학원#kaist#고려대#성균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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