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아들, 조국 딸에게 “아픔의 시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1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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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와 차량에 오르고 있다.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와 차량에 오르고 있다. © News1
독립운동가인 고 장준하 선생의 아들이 입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에게 “지금은 아버지를 안아드려야 할 때”라며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딸”이라고 생각할 것을 당부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현재 미국 코네티컷에 거주하며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호준씨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이 담긴 1800자 분량의 글을 게시했다.

장씨는 “최근 조양의 아버지가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조양이 당하고 있을 일에 더욱 화가 났고 많이 아팠다”면서 자신의 어린시절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어릴 적 친구들과 야구를 하다가 남의 집 물건을 깼을 때 집 주인이 아이들의 머리를 쥐어박고 보내줬지만 자신에게는 등을 두드려주며 “너희 아버님이 어떤 분이신데, 네가 이렇게 놀면 되겠니”라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꼭 아버지 이름을 꺼내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억울했다”고 털어놨다.

장씨는 이어 “내게 아버지의 이름은 떼어낼 수 없는 시치미였다. 학교나 군대에서 요시찰 대상이 돼 압박을 받았던 것도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이름은 오히려 큰 혜택을 주었다”면서 자신이 해외 후원금을 받아 암울했던 시절을 버틸 수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물론 그런 생각은 하지 않겠지만 마음 어느 한 구석에서는 ‘하필 내가 왜 조국의 딸이어서’라는 소리가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 내 아버지가 조국이다’라는 소리가 더 크게 외쳐지지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장씨는 조 후보자의 딸에게 “‘괜찮아질 거예요. 힘내세요’라든가 ‘참고 기다리면 다 지나갈 거예요’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면서 “조양의 아버지에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는 자들로 인해 조양이 겪고 있을 아픔의 시간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위로했다.

또 “내 나이 환갑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나를 ‘장준하 선생의 삼남’이라고 소개하고, 이제는 그렇게 소개되는 것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 장 선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월간 ‘사상계’를 발행한 언론인, 국회의원, 재야운동가였다. 1961년 5·16 군사 정변 이후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다. 1975년 8월 17일 포천 약사봉 등산길에서 의문사했다. 사후인 1991년 건국 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한편 앞서 지난달 29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조 후보자 딸에게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며 “혹시 한마디라도 실수할까봐 숨 죽이며 숨어다니고 있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숨 죽이며 다니고) 그랬다”면서도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건 부당한 게 맞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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