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개선’ 외치면서…일본, 아프리카·태평양선 中 견제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30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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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일본이 정작 아프리카와 태평양 지역에서는 중국의 진출을 경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 벨트)만큼은 아니지만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아프리카가 채무에 시달리도록 만든 중국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에서 30일까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서 제7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를 개최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 이틀째의 행사를 열면서 “채무에 시달리는 나라에 투자할 수 없다”며 아프리카에 중국과는 차별화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일본은 향후 3년간 아프리카 30개국에 부채 및 위험관리 교육을 실시해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위해 상환 능력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규모 융자를 제공해 이들 국가들을 더 빚더미에 앉게 했다는 비난을 듣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회의가 끝난 뒤 채택될 공동선언문에도 이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전날 아베 총리는 마지막 회의가 열렸던 2016년 이후 3년간 일본의 민간투자가 2조엔에 달했다면서 기존의 지원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원조 성격이었다면 앞으로는 민간 투자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면서 일본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돕기 위해 앞으로 6년동안 3000명의 산업 인력 육성과 5000명의 과학 기술 혁신 고급 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했다.

아프리카개발회의는 일본 정부가 주도해 1993년부터 유엔 및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등과 공동으로 열고 있는 회의체다. 2013년까지는 5년마다, 그 이후에는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일본은 내년 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을 추진하며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최근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뿐 아니라 이달 초 32년만에 처음으로 태평양 도서 국가를 방문하고 지원을 약속한 것에서 보듯 중국의 영향력 견제라는 목표에도 발벗고 나선 모습을 보여준다.

8월 초 고노 다로 외무상은 1987년 구라나리 다다시 당시 외무상 이후 32년만에 태평양 도서국들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에게 태평양 도서 국가들은 에너지 자원의 해상 운송에 있어 중요한 지역일뿐 아니라, 어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거점이기도 하다. 중국이 인프라 지원등을 통해서 서서히 영향력을 강화하는 이곳에 일본은 ‘법의 지배’와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존재감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

중국보다 투자에 한발 뒤진 일본은 대신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자신이 태평양 지역의 개발에 있어서 ‘선의를 가진 파트너’이며 또 개발과 인프라 지원의 ‘품질’이 중국보다 월등함을 강조해왔다.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등에 투자했지만 정작 해당 나라의 고용 등의 개선이 없는 등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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