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불려간 해리스 美대사, 향군이어 정부 행사도 불참…불만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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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9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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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뉴스1 © News1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뉴스1 © News1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따라 한미동맹 균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우리 국민 대상 행사를 잇따라 불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리스 대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로 29일 열린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 행사 개회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사유는 밝히지 않은 채 불참 의사를 KIEP 측에 전날 전달했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예정됐던 재향군인회 초청강연 일정도 잠정 연기했다.

해리스 대사의 잇단 불참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미국 내에서 이에 대한 불만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발표한 이후 여러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 “우려와 실망”을 담은 반응을 보여왔다.

미국 국방부의 랜달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28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우려스럽고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당국자는 27일(현지시간) “11월 22일까지 지소미아가 종료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은 한국이 그때까지 생각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와 맞물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전일(28일) 오후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우려 표명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차관은 미국 정부의 입장은 이미 충분히 전달됐고, 또 그것이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실망과 우려를 반복적이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조 차관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일 관계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지 한미동맹이나 한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자 해서 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면담에서 해리스 대사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기존 미국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 한국 측 자제 요청에 해리스 대사가 행사 불참으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불만표시일 수 있다. 하지만 상황 관리를 해야 하는 대사로서, 본부지침을 받았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서 조심해달라고 하니 말을 아끼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 정부 잘했다고 할 순 없으니, 아예 빠진 것이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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