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연금특위 막판까지 머리 맞대길[현장에서/위은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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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특위 위원들이 국민연금 개편안을 논의하는 모습.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연금특위 위원들이 국민연금 개편안을 논의하는 모습.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공
위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위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다시 한번 조율한다고는 하는데…. 워낙 입장 차가 있으니까 서로 반쯤은 포기한 것 같아요.”

27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실. 국민연금개혁특위(연금특위) 간사단회의가 끝난 후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연금개혁의 해법을 찾겠다’며 발족한 연금특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총 21번의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아직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30일 최종안 발표를 앞두고 문구 조율을 위해 열린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오늘은 어떻게든 끝을 보겠다’고 다짐하고 모였다. 배달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이날도 합의점을 못 찾고 약 4시간 만에 회의를 끝냈다.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인 소득대체율(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벌어들인 평균 소득액과 비교할 때 연금 수령액이 차지하는 수준)과 보험료율(월급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 조정 문제에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연금특위는 3개 안을 놓고 30일 막판 논의를 진행한다. 노동계가 주장하는 다수안인 1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높이고 보험료율을 10년에 걸쳐 12%로 인상하는 것이다. 경영계가 주장하는 2안은 현행 수준인 소득대체율 40%, 보험료율 9%를 유지하자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이 지지하는 3안은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되 보험료율을 10%로 높이고 기초연금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다수안을 지지하는 측은 경영계가 완고하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경영계는 무조건 ‘현행 유지’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 측은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장 보험료율을 올리기 어렵다. 현행 유지도 정부가 내놓은 하나의 안”이라고 반박했다.

연금특위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국민연금 개혁에 소극적인 국회를 움직이는 데 실패할 확률이 높다. 당장 내년 총선, 2022년 대선이 다가오는데 ‘국민연금 더 내자’고 총대 멜 정치인은 별로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23일 연금특위 위원들과의 오찬에서 “단일안이 아니면 국회에서 논의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금개혁이 늦어질수록 젊은 세대의 부담은 더 커진다. 보험료율 인상 시기가 늦어질수록 인상 폭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고갈되는 시점은 2057년으로 예상된다. 현재 20대인 기자는 2056년 9월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수령을 시작한 지 반년도 안 돼 적립금이 고갈된다는 의미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고갈 시기는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연금특위는 30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노사정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 연금특위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면 좋겠다. 지금 ‘국민연금 폭탄’을 해결하지 않으면 젊은이들,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이를 떠안고 살아야 한다.
 
위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wizi@donga.com
#경사노위#연금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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