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 ‘불량 행동’ 간과할 수 없어”…경고하면서도 제재 언급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8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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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또다시 ‘불량 행동(rogue behavior)’을 하는 국가로 규정하고 “우리(미국)는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엔 제재와 관련한 언급은 피하고 협상 재개를 원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등 발언의 수위도 동시에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발언 기록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27일(현지 시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미 재향군인회 ‘아메리칸 리전’이 개최한 행사에서 ‘미국주의(Americanism)’에 대해 연설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주의는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에 대한 진실을 얘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도전 과제’로 이란과 중국, 북한을 꼽았다. 이어 “현 미국 정부는 이란이 중동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인 것처럼 대하지 않았고, 무역과 국가 안보에 관한 중국의 나쁜 행동을 비판해 왔으며, 북한의 불량 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2일 또 다른 재향군인 총회 연설에서도 ‘북한 같은 불량국가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다만 제재와 관련해 북한을 향한 경고는 자제했다.

그는 이날 행사 이후 이 지역 언론 NBC WTHR과의 인터뷰에서도 제재를 언급하긴 했지만 국제사회의 공조에 초점을 맞췄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나는 김 위원장이 내 팀(미국 국무부 협상팀)과 함께 일할 그의 팀을 (비핵화 협상) 현장에 투입하길 희망한다”며 북한에 대해 실무협상 재개를 다시 촉구했다. 그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이유는 그가 글로벌 연대를 만들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미국만의 제재가 아니라 국제 사회가 함께 제재를 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만들어 진정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을 두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 담화에서 자신을 ‘미국 외교의 독초’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것을 고려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반발을 샀다.

한편 28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존 힐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 ‘2019년 국장의 비전과 의도’에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을 ‘잠재적 적’으로 지목하며 “러시아와 관련 단체들은 옛 소련 시절부터 중국, 북한, 시리아에 공격 미사일 타격 지식과 기술을 제공해왔고 중국의 관련 단체들도 북한과 이란 등의 미사일 개발을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은 탄도미사일 관련 판매에서 수많은 나라의 원천이 됐고 현재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전날엔 북한의 5대 주요 핵 시설 중 한 곳인 황해북도 평산 우라늄 공장 주변에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이 계속 생산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3월 위성사진 분석 결과 폐기물 누출 증가가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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