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LG 김민성이 깨운 ‘타점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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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8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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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민성. 스포츠동아DB
LG 김민성. 스포츠동아DB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이었어요.”

LG 트윈스 김민성(31)의 ‘타점 본능’이 되살아났다. 덕분에 채은성(29), 카를로스 페게로(32)와도 특급 시너지를 내고 있다.

28일까지 후반기에만 0.304의 타율로 22타점을 몰아쳤다. 후반기 리그 타점 3위다. 해당 기간 26타점을 쓸어 담은 채은성이 2위, 20타점을 챙긴 페게로가 공동 5위에 올라 LG 5~7번 타자가 나란히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뒀다. 김민성은 2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시즌 7호 솔로 홈런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 팀의 2-1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타이밍, 투수 노림수 등 예전에 좋았을 때처럼 방망이를 치고 있다. 일단 나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다. 덕분에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결과에 쫓기던 전반기의 기억을 모두 지웠다.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늦어지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한 김민성은 6월 엄지손가락을 다치는 불운까지 겹쳐 본래 기량을 마음껏 펼쳐 보이지 못했다. 이에 전반기 타율은 0.238에 그쳤다. 김민성은 “타석에 나가면 결과를 내야한다는 마음에 생각이 많아졌다. 계획하고 준비한 것이 있는데 타석에선 공을 따라다녔다”고 돌아봤다.

올스타 휴식기가 변곡점이 됐다. 김민성은 “전반기는 망쳤지만 휴식기 때 생각을 정리하면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을 먹었다. 후반기 마무리를 잘 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다”며 “요즘 ‘확실히 이게 맞구나’를 느끼면서 다음 시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평이 난 수비에서 만큼은 빈틈이 없었다. 핫코너에 듬직한 김민성을 세우면서 LG의 오랜 3루수 고민은 단번에 사라졌다. 개인적으로는 타격에서 겪는 어려움을 수비 진영에 가져오지 않은 점이 주효했다. 김민성은 “야구를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타석에서 방망이가 맞지 않아도 수비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공격과 수비 중 하나는 제대로 해야 한다”며 “수비 쪽에서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늘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잘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늘 웃는 얼굴로 긍정의 기운을 전파하는 김민성은 ‘이적 첫 해’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팀 동료들을 살뜰히 챙긴다. 오늘의 실패에 낙심하는 이들의 마음에 거듭 ‘내일’이라는 단어를 심어줬다. “오늘 못하면 어떠냐. 화를 내고 우울해 해도 나에게 돌아오는 게 없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해줬다.

“선수 생활을 하며 야구가 뜻대로 안될 때 긍정적인 자세로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는 김민성 역시 자신의 조언 그대로 행동했다. 덕분에 동료들에게 김민성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됐고 LG는 더 이상 연승, 연패에 끌려 다니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됐다. 이에 김민성은 “(박)용택 선배가 워낙 훌륭한 기틀을 마련해주셨고 (김)현수 형도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나는 그 분위기에 맞춰 좋은 이야기를 해 줬고 그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뿐”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나아가 김민성은 “우리 팀 선수들 모두 야구에 대한 열정,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 그래서 한 번 못했을 때 아쉬움도 크게 느끼는 것”이라며 “그런데 ‘잘 한다 잘 한다’ 칭찬을 해주면 우리 팀은 정말 난리가 난다. 다들 기분이 좋아서 신나게 야구를 한다. 그래서 지금 모두가 잘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자신감 넘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자신감을 얻는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아 항상 배우고 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활기찬 팀 분위기 속에서 4위 자리를 지키는 LG는 가을 야구와도 차츰 가까워지고 있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 늘 똑같다”며 평정심을 지키는 김민성은 “매 경기 계획하고 준비한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그러면 지금보다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매년 우리 팀이 가장 늦게까지, 제일 길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울산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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