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어느덧 No.3’ 81년생 베테랑들의 불꽃은 여전히 활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28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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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한준(왼쪽)-삼성 윤성환.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T 유한준(왼쪽)-삼성 윤성환.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선배들이 하나둘 유니폼을 벗었다. 이제 1981년생 선수들은 리그 ‘서열 3위’의 최고참급이 됐다. 하지만 그들의 불꽃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 전성기에 비해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건 필연적이지만 관록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중이다.

올해 KBO리그 최고령 선수는 박용택(40·LG 트윈스)이다.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2년 총액 25억 원에 계약하며 ‘종신 LG맨’을 선언했지만 부상 등의 이유로 27일까지 52경기에서 타율 0.275, 1홈런에 그치고 있다.

바로 아래 1980년생 선수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손시헌, 삼성 라이온즈 권오준은 주축 역할에서 밀려났고, 키움 히어로즈 이택근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며 1군에 단 한 차례도 등록되지 못했다.

반면 ‘No.3’ 1981년생들의 불꽃은 여전히 선명하다. 투타에 걸쳐 대표적인 건 KT 위즈 유한준과 삼성 윤성환이다. 프로에서 주장 완장을 차본 적이 없던 유한준은 올해 처음으로 ‘캡틴’ 역할을 맡았다. 적극적인 타입이 아니라 우려가 따랐지만 헌신의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한데 묶었다. KT가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펼치는 데 유한준의 기여도는 상당하다. 여기에 실력도 건재하다. 118경기에서 타율 0.310, 13홈런, 77타점으로 KT에서 가장 생산력이 높다. 이승엽, 이호준에 이어 토종 세 번째로 38세 이상 100타점 달성 가능성이 높다.

윤성환도 건재하다. 지난해 24경기에서 5승9패, 평균자책점 6.98에 그치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 진통을 겪었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21경기에서 8승8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삼성 소속으로 10승 고지에 오른 투수는 총 94명. 만일 윤성환이 다시 10승 고지에 오른다면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령 10승 투수가 된다.

이뿐 아니다. 또 다른 1981년생인 김승회(두산 베어스)는 53경기에서 3승3패3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마당쇠 역할을 다하고 있다. 비록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지만 복귀한다면 두산의 가을야구에서 든든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두산) 역시 지난해 방출 신분을 딛고 30경기에서 39.1이닝을 소화했으며, 김주찬(KIA 타이거즈)은 타율 0.296, 31득점으로 리빌딩에 돌입한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리그 전체에 베테랑 외면의 풍토가 뚜렷한 상황. ‘짬’이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이들의 불꽃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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