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어린이에 용기를” 美 6500km 자전거 횡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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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NGO & NPO]
병마 이겨낸 여민철씨 등 청년 3명… 3차례 캠페인서 900만원 모아 전달

어릴 때 난치병을 극복한 뒤 아픈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미국 대륙 자전거 횡단에 도전해 성공한 여민철 씨(오른쪽)가 같이 도전에 나섰던 친구 김형석(가운데), 신정훈 씨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제공
어릴 때 난치병을 극복한 뒤 아픈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미국 대륙 자전거 횡단에 도전해 성공한 여민철 씨(오른쪽)가 같이 도전에 나섰던 친구 김형석(가운데), 신정훈 씨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 제공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여민철 씨(23·계명대 사회체육학과 1학년 휴학)는 인생의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니체의 명언을 빌려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어릴 때 중증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난치병으로 생사의 순간을 넘나들었다. 축구 선수가 되는 꿈을 꾸던 그는 2005년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메이크어위시’ 한국지부(이사장 커티스 장)를 통해 축구 스타 이동국, 이운재 선수를 만난 뒤 힘을 얻고 병마를 이겨냈다.

건강을 되찾은 여 씨는 올해 5월 병역의 의무를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떠났다. 난치병 아동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는 ‘Challenge for Wishes(희망을 위한 도전)’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서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에 이르는 6500km를 자전거로 횡단하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여기에는 군(헌병 특수임무단) 생활 동기인 김형석 씨(24·강원대 스포츠과학부 3학년)와 신정훈 씨(24·세명대 생활체육학과 2학년 휴학)가 함께하기로 했다. 여 씨의 사연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난치병 아동들에게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난치병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는 데 뜻을 모았다.

74일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이달 13일 귀국한 여 씨는 “과거에 병마와 싸웠던 내가 이제는 자전거 횡단에 성공한 모습을 보고 다른 아픈 아이들도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병 생활을 할 때는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 것이 힘이 됐다”며 “미국 횡단은 힘든 여정이었지만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올해 3번째로 진행된 챌린지 포 위시스 캠페인에서 여 씨 등 3명은 미국을 횡단하며 약 120만 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이전에 두 차례 진행된 캠페인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모은 후원금은 모두 900만 원. 이 돈은 난치병 투병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데 전액 사용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난치병 어린이#자전거 횡단#챌린지 포 위시스 캠페인#미국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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