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채용 시장 ‘흐림’…“기업들 채용 규모 줄여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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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7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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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하반기 신입직 채용 규모 추이 (2018년 하반기와 비교) (인크루트 제공) © 뉴스1
2019년 하반기 신입직 채용 규모 추이 (2018년 하반기와 비교) (인크루트 제공) © 뉴스1
#1. 채용설명회를 듣고 나온 취업준비생 김다솜씨(여·24)는 한숨을 내쉬었다. 회계 분야에서 구직을 희망 중인 김씨는 “오늘 설명회를 들어보니,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인력을 적게 뽑는데다, 중견·중소기업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고 해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2. 화학공학을 전공한 최재우씨(27)는 취업 시장에 나왔지만, 올 하반기 채용의 기회가 많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최 씨는 “최선을 다해 준비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채용설명회장을 빠져나갔다.

인크루트는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2019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인크루트·네이버·POSCO·롯데그룹·CJ제일제당 인사담당자들은 하반기 채용동향과 각 회사의 하반기 채용 계획·전략을 발표했다.

한상직기념관의 1~2층은 지난해보다 200여명이 증가한 1500여명의 취준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 취준생들은 노트북과 휴대폰을 이용해 녹음을 하며 채용 담당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프리젠테이션(PPT) 페이지가 전면에 등장하자, 곳곳에서 카메라 소리가 터져 나왔다.

채용담당자들은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취업준비생들에게 간간히 가볍게 농담 섞인 이야기를 던졌지만, 전체적으로 설명회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부정적으로 전망된 하반기 채용(고용) 동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크루트는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총 27일 동안 상장사 2221곳 중 조사에 응한 669곳(대기업 186곳·중견기업 164곳·중소기업 349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4만482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만7580명보다 5.8%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4만4648명의 채용을 예고했던 대기업은 올해 4만2836명으로 채용 계획을 4.1% 하향 조정했다. 지난 2016년 이후 2년 연속 채용규모를 늘려오며 키다리아저씨로서 활약을 해왔지만, 올해는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세운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견·중소기업이다. 응답한 중견기업 164곳은 올 하반기 1393명 채용 예정으로, 지난해 1780명 대비 21.7% 감소했다. 또 응답한 중소기업 349곳은 592명을 채용할 계획으로, 지난해 1152명 대비 48.6% 줄었다.

인크루트 조사뿐만 아니라 다른 취업포털 사이트들의 조사 결과도 부정적이다. 지난 26일 잡코리아는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 의사가 있는 곳은 248개 응답 기업 중 45.6%인 113개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5%의 기업이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고 답했던 것과 비교해 올해 채용 의사를 밝히 기업이 수가 줄었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외부 변수들과 부딪히면서 채용규모를 극명하게 줄인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결국 채용을 확정한 기업 비율은 전년 수준이지만 실제 채용 인원이 줄어들어 올 하반기 취업 문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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