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재단 측 “노태우 아들 참배 뜻밖…진심어린 손 내민다면 만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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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7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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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가 23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윤상원 열사 묘역 앞에서 두 손으로 꽃을 들고 무릎 꿇고 앉아 오월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가 23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윤상원 열사 묘역 앞에서 두 손으로 꽃을 들고 무릎 꿇고 앉아 오월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5·18기념재단 측이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이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한 것에 대해 유의미하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사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노 전 대통령 아들 재헌 씨는 지난 23일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1시간가량 참배했다. 재헌 씨는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조금 뜻밖의 일이기도 하다. 이런 사례가 처음이지 않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조 상임이사는 “결국 중요한 것은 가해자들이 본인이 저지른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노 전 대통령 아들이 그 실마리를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재헌 씨의 참배와 관련해 사전에 연락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힌 조 상임이사는 “요란법석 떨지 않고 조용히 와서 참배하고 사죄를 빌었다는 점에서 그 마음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바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런데 노 전 대통령 아들이 참배와 사죄를 했다는 것은 이미 개인의 일이 아니게 된 셈이다. 그런 측면서 보면 살아있을 때 본인 입으로 당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과, 그리고 고통을 같이 느끼고 견뎌야 했던 국민들에게 사죄를 하고 용서를 비는 일이 노 전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조 상임이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노 전 대통령 측과 적극적으로 만남을 추진해 볼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만남은 참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해서 노재헌 씨가 진심 어린 손을 내민다면 5·18 피해자는 물론이고 광주 시민들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5·18을 가지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고 있나. 이 문제를 푸는데 실마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만남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노 전 대통령 측이) 진심 어린 손을 내밀어준다면 만날 것”이라고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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