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경제’ 당근 제시 고수…또 ‘北 잠재력’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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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7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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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약속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비핵화 협상 재개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전망과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분석이 27일 동시에 나온다.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나라를 가지고 있으며 그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한국을 방문하려는 사람들은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지만 북한을 통과하는 철도가 생긴다면 북한의 잠재력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잠재력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북미 대화가 한참 진행 중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북미는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로 대북 제재 완화 등을 논의 중이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정체된 북미 대화가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재개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력’ 발언은 미국이 다시 한번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경제 보상을 준비 중에 있다는 분석을 나오게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엮어 언급했는데, 이는 미국이 핵 관련 협상에 있어 경제 보상을 전반적인 기조로 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관심 있는 사업 중 하나인 철도 현대화 사업을 의식한 발언을 한 것을 들어 북미 협상 재개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북미 물밑 접촉 등을 통해 향후 협상에서 논의할 안건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을 것이라는 취지에서다.

철도 현대화 사업은 북한이 지난해 비핵화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많은 관심을 보였던 사업임은 분명하다.

남북은 지난해 수 차례의 철도 및 도로 현대화와 연결 사업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거쳐 지난해 말에 공동조사와 착공식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노출하고 있는 향후 협상 전략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력’ 발언은 북한은 협상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공개 메시지를 내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의 정상회담 결렬 이후 제재 완화 요구를 잠정적으로 철회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그 무슨 제재 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발언했다.

이후 북한은 경제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보장에 방점을 둔 행보를 이어갔다.

4월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러시아 방문이 있었다.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체계 개발에 비공개로 협력해 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나라다.

6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후 첫 방북을 통한 정상회담으로 든든한 우군 확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당시 시 주석으로부터 “북한이 안보 우려를 해결하는데 모든 도움을 주겠다”라는 메시지를 받아 냈다.

7월에는 한미 합동 군사연습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연이어 시험 발사했다. 이는 약 한 달여간 이어지기도 했다.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 책임자인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23일 이례적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제재로 우리와 맞선다면 ‘가장 큰 위협’으로 남겠다”라며 제재 문제를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리 외무상은 또 “우리는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돼 있다”라거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사실상의 교체를 요구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강조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를 봤을 때 북미가 현재 경제적 보상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을 진행 중일 것이라는 분석은 다소 힘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북미가 연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말 자체는 유화적이었으나, 북한의 최근 강경한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의 안건은 체제 보장이 아닌 경제적 보상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도 있다.

북미는 대화 재개까지 조금 더 평행선을 나란히 달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미국에 ‘새 계산법’을 요구하며 시한을 연말로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북미의 평행선이 올해 말인 ‘데드라인’까지 가서야 좁혀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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