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연 “中이 합의 원해”…“계속 무역갈등 방향 틀어”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7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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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2차례 통화", "합의 이뤄질 것" 주장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통화 사실 몰라"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돌연 유화적인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통화를 나눴다고 주장하며 사흘 전만 해도 ‘적’이라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로 불렀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태도를 갑자기 긍정적으로 바꿨다고 주목했다.

NYT는 “트럼프가 중국으로 선회하면서 무역전쟁의 열기를 일단은 식혔다”고 분석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긴장을 완화하라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압박에 직면해 G7 마지막 날 회유적인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공동 폐막 기자회견에서 “그들(중국)이 몹시 합의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중국에 선택의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통화 내용을 알려달라는 요청에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통화를 했고, 최고위급(highest levels)이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전 기자들에게 “중국이 어젯밤 우리 고위급 협상단에 전화를 걸어 ‘다시 논의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며 그들(중국)은 뭔가를 하고 싶어한다”며 “내 생각에는 합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 추가 관세를 철회하거나 연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2차례 통화했다고 밝혔지만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 편집인도 트위터를 통해 “내가 알기로 중국과 미국의 고위 협상단은 최근 통화를 한 적이 없다. 양측은 실무적인 단계(technical level)에서 접촉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중요한 단계는 아니다. 중국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중의 말이 엇갈렸지만 시장은 일단 반색했다.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모두 1% 넘게 올랐다.

하루 전인 25일에만 해도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더 높게 올리지 않은 점을 후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반복적으로 무역갈등에 대해 방향을 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750억달러어치 미국산에 대해 9월1일, 12월15일로 나눠 5~10%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이와 별도로 12월15일부터 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25%, 5%의 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위터를 통해 즉각 반발했다. 그는 기존에 관세를 매기고 있던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에 대한 관세율을 10월1일부터 현행 25%에서 30%로 올리고, 9월1일 시행키로 예정된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한다고 맞섰다.

또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철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를 둘러싸고 대통령의 권한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동원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9월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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