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美옥수수 수십억달러 구매 약속… 한일 갈등 틈타 美와 밀월 또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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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환상적 친구” 치켜세워… 日요구한 車관세 인하는 빠져
일본 내부선 “퍼주기 아니냐” 논란

‘중국이 수입하지 않는 미국 옥수수, 일본이 삽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방송은 26일 이 같은 제목으로 “일본 기업이 미국으로부터 옥수수 약 250만 t을 구매하기로 했다. 일미 무역교섭과 별도로 구매한다”고 보도했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이 미국에 과도하게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려다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지인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25일(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우리의 옥수수를 모두 사주기로 했다. 수십억 달러 규모로, 농부들에게는 엄청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하기로 했던 것(농산물 구매 약속)을 하지 않아 우리 옥수수가 전국 곳곳에서 남아돈다”며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들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환상적인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발언을 이어받은 아베 총리는 “(미국산 옥수수 구매는) 민간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일본의 민간 기업들은 공적 영역(정부)의 말을 매우 잘 듣는다”고 밀어붙였다.

미일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4월부터 진행해 온 무역협상의 큰 틀에 합의하고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무역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합의의 핵심은 일본이 미국산 농산물 시장을 확대하는 대신 미국이 일본산 공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삭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측이 주장하던 자동차 관세 인하는 계속 논의키로 해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도쿄신문은 일본이 불리한 합의를 한 배경에 대해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시점을 7월 참의원 선거 이후로 늦춰준 것에 대한 ‘빚’이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또 “한일 대립과 미중 무역마찰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미일 관계의 밀월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내년 재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거두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서둘렀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보수 매체들은 한일 관계의 갈등을 부각시키는 데 치중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안전 보장에 관한 토의에서 ‘한국의 태도는 심하다. 현명하지 않다. 그들은 김정은에게 얕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신용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우익 성향 요미우리신문은 “24일 만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 대해 ‘신용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 관계자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한일 갈등#일본#미국#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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