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무역협상 다시 하자고 전화… 조만간 대화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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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도자 시진핑 제안 환영”… 며칠전 ‘적’이라 불렀던 것과 대조
류허 “무역전쟁 격화 강력 반대”… 中, 지재권 보호 등 태도변화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이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준비가 됐다. 미국과 중국이 조만간 매우 진지한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회담 도중 “위대한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협상 재개 제안을 환영한다”며 “중국 정부 관계자가 어젯밤에 우리 측 무역협상 최고위 담당자들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와 ‘협상을 다시 시작하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23일 시 주석을 ‘적’이라고 불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뭔가 매우 큰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300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를 잃는 등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미국의 대응이 정당했음을 이해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나는 이 점을 매우 존경한다. 이런 변화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이롭게 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다”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다른 지도자가 해낼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어제 중국 관료들과의 통화는 매우 생산적이었다. 그들은 ‘비즈니스’를 원했고, 협상을 이뤄내기를 원했다. 중국이 미국과의 연결점을 놓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중국은 세계 2위의 강대국이 되려 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미국 경제는 중국을 거의 2배 이상의 규모로 압도하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았을 것”이라며 “분명한 사실은 ‘어제 중국이 미국에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의 중국 측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도 26일 “미중 무역전쟁 격화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왕(新華網)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이날 충칭(重慶)에서 개막한 제2회 중국 국제 스마트산업 박람회에 참석해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 기업의 중국 투자와 사업 진출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류 부총리가 “중국에 양호한 투자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며 개방적 태도로 스마트산업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발언한 부분에서 중국의 태도 변화 조짐이 드러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침해를 미중 무역협상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해 왔다.

류 부총리는 “중국은 냉정한 태도로 협상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미중 무역전쟁 격화는 중국과 미국 두 나라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전 세계 인민의 이익 추구에도 해를 끼친다”고 강조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미국#트럼프#중국#시진핑#미중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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