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의 태극마크’ 김신욱, 벤투호와의 궁합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27일 05시 30분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왼쪽)-김신욱. 사진|김진환 기자·대한축구협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왼쪽)-김신욱. 사진|김진환 기자·대한축구협회
2022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된다. 한국축구는 다음 달 10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1차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돌입한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2차 예선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북한, 레바논, 스리랑카와 H조에 편성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50·포르투갈)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지아와의 평가전(9월5일·터키 이스탄불)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경기에 출격할 축구국가대표팀 명단(26명)을 공개했다. 월드컵을 본격 준비하는 단계에서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는 점에서 벤투호 승조원들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핵심은 장신(197.5㎝) 골잡이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의 벤투 사단 첫 발탁이었다.

벤투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 2018러시아월드컵 등 A매치 51회(10골)에 출격한 김신욱을 줄곧 외면했다.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포함해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열린 총 16차례 A매치에서 김신욱의 자리는 없었다.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볼을 쟁취한 지점부터 바로 공격하는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발이 빠르지 않은 김신욱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K리그1 전북 현대에서 맹위를 떨친 김신욱은 7월 상하이 선화(중국)로 이적한 뒤 폭발적인 골 감각을 과시했다. 벤투 감독도 중국 진출 이후 7경기에서 8골·4도움을 몰아친 그를 외면할 수 없었다. 김신욱은 공격뿐 아니라 적극적인 수비가담, 인상적인 포지션 전환 능력까지 선보였다.

벤투 감독은 ‘타이밍’을 언급했다. “시기적으로 옳다고 판단했다. 김신욱이 그간 소집명단에는 빠졌지만 예비명단에 계속 포함됐다. 본격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봤다. 월드컵을 출발하는 단계다. 선수들을 최대한 잘 점검해 최상의 조합을 찾겠다.”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벤투 감독의 팀 운영은 보수적이다. 베스트11 등 기본 틀을 쉽게 바꾸지 않았다. 파격 실험도 적었고, 평가전도 교체카드를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한 번의 패배가 탈락을 야기하는 살얼음판 승부를 유리하게 풀어가려면 다양한 전략·전술이 필요하다. 벤투 감독도 이 점을 강조하며 “지금껏 선택한 포워드와 다른 유형, 다른 특징의 선수다. 매 순간 무엇이 최선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신욱,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 이정협(28·부산 아이파크)의 공존, ‘캡틴’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포지션에 따른 옵션 운용 등이 대표팀의 9월 A매치 시리즈를 흥미롭게 할 관전포인트다.

대표팀에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46·포르투갈) 등 코칭스태프는 전부 말쑥한 정장차림이었다. 진짜 전쟁이 시작됐음이 느껴진 대목이었다. 소집인원을 26명으로 늘린 것도 장거리 이동과 시차 등 다양한 변수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벤투 감독은 “아시아 팀 입장에서는 외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많다. 앞으로도 이 점을 고려해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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