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널뛰기’ 행보…美中 다시 협상 테이블 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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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6일 2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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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까지만 해도 극으로 치달을 것 같아 보였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전혀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양국 간 무역갈등이 봉합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난 것.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과 두 차례 통화했다. 그들은 합의를 원한다”며 “우리는 곧 협상을 시작할 것이고 합의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주 발언과 비교해보면 이는 한 주 만에 180도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이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또한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 내 사업을 중단할 절대적 권한이 있다고 위협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밀당을 넘어 오락가락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그의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재선을 위해 미국의 견고한 경제를 치적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었기에 자칫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재선에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신호는 일찌감치 나타났다. 무역전쟁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갈아타면서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현상이 나타난 것.

지난 50년 동안 7차례 발생해 경기 침체를 예고했던 금리 역전 현상은 2주 여만에 4차례나 발생했다.

이에 금리 역전 현상과 경기 침체의 연관성을 밝힌 아투로 에스트렐라 미국 렌셀러폴리테크닉대학 교수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기업인들도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라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모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은 “모든 기업인들이 이미 브레이크에 발을 올린 상태”라며 “모두가 브레이크를 밟을 경우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7 정상회의에서 나온 무역전쟁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며 자신과의 친분을 과시해 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마저 자신의 무역전쟁에 반대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는 전반적으로 무역(에 있어서) 평화를 더 선호하고, 가능하면 (긴장을) 완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반적으로 관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총리와의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국제사회에 영향을 준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도 이에 화답하면서 양국 간 무역갈등 해소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류허(劉鶴) 부총리는 이날 충칭에서 열린 ‘2019 스마트차이나 엑스포’ 개막식 연설에서 “무역전쟁의 확대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담담한 자세로 협의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도 강한 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가 다시 나타날 경우 양국 간 무역갈등은 다시 고조될 위험이 있어 쉽게 낙관할 수는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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