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농가 발칵 뒤집은 ‘붉은 물’ 소동…하천에 폐액 무단 방류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5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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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청 청사 모습.(화순군 제공) 2018.9.22/뉴스1 © News1
전남 화순군청 청사 모습.(화순군 제공) 2018.9.22/뉴스1 © News1
최근 전남 화순의 한 하천이 붉게 물들어 주민들이 발칵 뒤집혔다. 하천 인근 토마토하우스에서 정화되지 않은 폐액을 방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밝혀져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화순군에 따르면 최근 화순 청풍천이 붉게 물들었다며 이를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군청 담당과 현장 조사 결과 청풍천 인근의 대규모 토마토 재배 하우스에서 나온 정화되지 않은 폐액이 원인이었다.

하우스에서 토마토를 육묘하면서 물을 뿌린 후 발생한 침출수가 농업용 배수로를 통해 하천에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우스 측은 육묘를 심은 토양에 코코넛 원료가 포함돼 있어 하천이 붉게 물들었을 뿐이고 폐액도 유해물질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육묘과정에 물을 뿌리면 1~2주 정도만 붉은 색의 물이 나오고 이후에는 정상적인 색을 띤다고 반박했다.

하우스 농장주는 “침출수도 영양분이 함유돼 오히려 하천 생물 성장에 도움이 된다”며 “인근 하우스도 모두 정화되지 않은 폐액을 하천으로 배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물을 길어 논에 대야 하는 하천수가 붉게 물들어 혐오감을 조장하고, 다른 논밭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은 토마토하우스가 생긴 후 수년간 폐액이 무단으로 방출됐지만 지자체가 단속을 소홀히했고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이를 방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하우스측 주장만으로 유해성분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군청은 일반적인 폐수와 달리 영양분이 포함된 폐액에 화학물질 등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는 부영양화로 녹조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폐수와 달리 폐액 방출은 현행법으로 불법이 아니라 해당 민원 처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인근 농가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타 지역에서도 같은 문제, 비슷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하우스측에 정화장치를 설치하도록 조치한 후 폐액 관리를 위해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화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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