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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형사보상 결정…제주 4·3생존 수형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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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형사보상 결정…제주 4·3생존 수형인 ‘눈물’

뉴시스입력 2019-08-22 17:29수정 2019-08-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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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연대, 4·3형사보상판결에 따른 입장 발표
"형사보상 결정 환영…이제 국가배상 소송나설 것"

“매 맞은 값을 받았다. 고생한 걸로 따지면 돈으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매 맞은 섭섭함은 풀리지 않는다.”

22일 제주 4·3 당시 불법 구금에 대한 법원의 형사보상 결정문을 받은 김평국(88)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김 할머니는 “구둣발로 하도 맞아 머리가 비틀어질 정도였다. 그 고생을 따지면 한이 풀리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 종아조가리(형사보상 결정문)이 뭔지 사람을 즐겁게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제주 4·3 생존 수형인과 가족 등 18명이 청구한 불법 구금에 대해 총 53억4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형사보상 결정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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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4·3사건의 역사적 의의와 형사보상법의 취지 등을 고려해 생존 수형인들이 청구한 금액을 대부분 인용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생존 수형인들은 불법 구금에 대한 피해 금액으로 총 53억5743만원을 청구했다. 1인 최대 청구 금액은 14억7427만4000원이며, 최저 청구 금액은 8037만8000원이었다.

법원은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따라 구금에 대한 보상금의 한도를 1일당 보상청구의 원인이 발생한 해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일급 최저임금액의 5배로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최저임금법상 일급 최저금액 6만6800원의 5배인 33만4000원을 청구한 불법 구금 기간과 곱해 보상금액을 확정했다.

생존수형인 변호인 측은 수형인명부를 토대로 특정한 구금 게시일과 출소일을 산정, 이 같은 보상을 이끌어냈다.

형사보상이 결정됨에 따라 제주지방검찰청은 청구인들에게 형사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법원의 형사보상 결정에 청구인인 제주 4·3 생존 수형인들은 모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양근방(86) 할아버지는 “70년 지난 한이 오늘에서야 풀린다. 우리가 겪어온 세월을 생각하면 육지 형무소에서 말 할 수 없는 세월을 살았는데 이런 좋은 날이 올 줄 상상 못했다”고 말했다.

재심 사건 소송과 형사보상 청구를 이끈 양동윤 제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도민연대) 대표는 “70년 만에 사법 정의를 세운 사법부에 무한한 존경을 표한다”며 “대한민국 사법부가 4·3 당시 초법적인 인권 유린에 대해서 단죄를 한 부분에 대해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임재성 변호사는 “국가는 어르신들이 구금된 시간을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18명의 생존수형인을 대리하는 변호사로서 신청한 내용이 대부분 받아들여져 가장 기쁜 날이다”고 말했다.

형사보상금을 받게 된 생존 수형인들은 제주 4·3 사건이 진행 중이던 1948년 가을부터 이듬해 7월 사이 당시 군·경에 의해 제주도내 수용시설에 강제로 구금됐다.

이들은 고등군법회의(군사재판)에서 주로 내란죄나 국방경비법의 적에 대한 구원통신 연락·간첩죄 혐의를 받아 대부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육지에 있는 교도소로 이송돼 수형인 신분으로 모진 고문을 이겨내며 수감 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형인 명부에는 총 2530명이 기록돼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옥사하거나 총살당하는 등 행방불명됐지만, 청구인들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70여 년만인 지난 2017년 4월19일 재심을 청구해 올해 1월17일 제주지법에서 공소기각판결을 받아 억울함을 풀었다.

한편, 도민연대와 변호인 측은 법원의 공소기각판결과 형사보상 결정을 토대로 이른 시일 내에 국가배상 소송 진행과 2차 재심 사건 청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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