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기’ 박병호 “올해는 더 이상 홈런 생각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22일 15시 44분


코멘트
키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키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는 KBO리그에서 ‘홈런’이라는 기록을 대표하는 타자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올해도 21일까지 24홈런을 기록해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토종거포’라는 별명이 가장 어울리는 타자라 할 수 있다.

박병호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9회 벼락같은 3점 홈런을 때렸다.

팀이 5-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 스리런포를 생산해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팀 동료 제리 샌즈와의 홈런왕 경쟁까지 더욱 더 뜨거워졌다. 샌즈 역시 이날 홈런을 기록해 26홈런으로 단독 선두를 지켰는데, 박병호는 두 개차로 바짝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두 중심타자의 시너지 효과에 키움 타선은 최근 침체됐던 타격이 모처럼 살아났다.

여러모로 홈런의 효과가 컸던 경기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경기 후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홈런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병호는 “올해는 더 이상 홈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꾸준히 상위권에 있었다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너무 많이 실망스러운 시즌이다. 기복이 정말 심했고, 홈런을 통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잠깐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팀 승리를 위해 조금 더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목표를 최우선순위로 세웠다. 바로 타점이다.

박병호는 “지금보다 더 많이 출루하고, 안타를 쳐 그냥 ‘야구’ 자체를 잘 하고 싶다. 앞에 찬스를 만들어주는 타자들을 최대한 불러들일 수 있는 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샌즈와의 홈런왕 경쟁에 대해서는 “우선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가 홈런을 치든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준다. 한 명이 못 치면, 다른 한 명이 치고 하는 식으로 시너지효과를 낼뿐이다”고 전했다. 이어 “샌즈는 정말 좋은 타자다. 나도 배울 게 많아 서로 야구에 관해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우리 중심타선에서 가장 좋은 타격을 해주고 있다. 나만 조금 더 잘하면 팀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함께 중심타선에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타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