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3)는 KBO리그에서 ‘홈런’이라는 기록을 대표하는 타자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고, 올해도 21일까지 24홈런을 기록해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토종거포’라는 별명이 가장 어울리는 타자라 할 수 있다.
박병호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9회 벼락같은 3점 홈런을 때렸다.
팀이 5-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 스리런포를 생산해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팀 동료 제리 샌즈와의 홈런왕 경쟁까지 더욱 더 뜨거워졌다. 샌즈 역시 이날 홈런을 기록해 26홈런으로 단독 선두를 지켰는데, 박병호는 두 개차로 바짝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두 중심타자의 시너지 효과에 키움 타선은 최근 침체됐던 타격이 모처럼 살아났다.
여러모로 홈런의 효과가 컸던 경기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경기 후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홈런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박병호는 “올해는 더 이상 홈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꾸준히 상위권에 있었다지만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너무 많이 실망스러운 시즌이다. 기복이 정말 심했고, 홈런을 통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잠깐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팀 승리를 위해 조금 더 효율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목표를 최우선순위로 세웠다. 바로 타점이다.
박병호는 “지금보다 더 많이 출루하고, 안타를 쳐 그냥 ‘야구’ 자체를 잘 하고 싶다. 앞에 찬스를 만들어주는 타자들을 최대한 불러들일 수 있는 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샌즈와의 홈런왕 경쟁에 대해서는 “우선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가 홈런을 치든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준다. 한 명이 못 치면, 다른 한 명이 치고 하는 식으로 시너지효과를 낼뿐이다”고 전했다. 이어 “샌즈는 정말 좋은 타자다. 나도 배울 게 많아 서로 야구에 관해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우리 중심타선에서 가장 좋은 타격을 해주고 있다. 나만 조금 더 잘하면 팀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함께 중심타선에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타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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