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면돌파’ 의지에…“사퇴해야” “근거 약해” 공방 가열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1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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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8.21/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8.21/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확대되면서 조 후보자의 사퇴 여부를 둘러싼 찬반 목소리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 9일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딸 조모씨(28)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유급당하고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고, 고교 때 2주 인턴을 하고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부인과 자녀의 ‘사모펀드 투자’나 동생의 ‘위장 이혼’ 등 가족 관련 각종 의혹들이 터져나올 때만 해도 ‘과도한 신상털이식 의혹 제기’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딸의 진학 관련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비판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확인된 의혹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조 후보자에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 후보자의 유학 당시 추천서를 써 줬다는 은사 최대권 서울대 헌법학 명예교수는 21일 언론 기고를 통해 “청문회를 앞두고 시비·사농맹 전력으로부터 트위터에서 밝힌 소신과 청와대 민정수석 및 장관 지명자로서 드러낸 언행 불일치, 온 가족과 얽힌 재산상 및 자녀교육과 관련된 상상을 초월한 불법·탈법·법 회피 등 부조리 의혹 세트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적폐를 부수고 국가와 법적 정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의와 능력이 없다면 대통령은 장관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하고 후보자는 과감히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명예교수는 끝으로 “스승으로서, 사랑하는 제자에 대한 읍참마속의 마음으로, 교수 사직이든 후보 사퇴든 장관 취임이든 법적 정의와 보편적 양심을 좇아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판사출신의 신평 변호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씨 내려와야 합니다!”라고 단호하게 입장을 전했다.

신 변호사는 “조 후보자는 전형적인 ‘진보귀족’으로 살아왔다”면서 “당신에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 조금 숨을 고르고 명상의 시간을 가진 뒤, 이 사회를 위하여 다시 헌신할 기회가 남아있다”며 “지금까지 저질러 온 오류와 다른 사람들에게 안겨준 상처들에 대하여 깊은 자숙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내부에서는 조 후보자의 딸이 고교 시절 의학 논문 1저자로 등재된 사실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정욱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등학생이던 1저자는 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선물을 받은 것이고, 그 아버지도 비슷한 수준의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저자는 논문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저자가 잘못됐다면 저자를 수정하거나 논문 전체를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연구 윤리”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지난 2009~2010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진보 성향의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열심히 연구하고 실험하는 많은 대학원생들을 실망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수세 국면의 조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페이스북에 “논문의 1저자를 정하는 것은 책임저자의 몫이자 책임이다. 기여도 이상으로 좋게 평가해서 1저자를 주었을 가능이 있다. 만일 기여도가 0인데 저자로 넣었다면 연구윤리 위반”이라면서 “조국 교수가 자기 딸을 1저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했다면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밝혀지지 않는 한 부모의 잘못을 논하기는 어렵다”며 “논문이 정말로 문제가 된다면 결국 지도교수의 책임이며, 조국 교수의 책임을 묻기에는 근거가 약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지금은 의혹증폭부대의 신나는 시간들이다. 의혹 풍선을 심하게 불다가 사흘 안가서 해명의 바늘에 툭툭 다 터져버릴 겄”이라며 “(청문회로) 조국의 인지도와 잠재력만 키워주는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공지영 소설가도 조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공지영 소설가는 페이스북에 “조국을 지지한다. 적폐청산 검찰개혁 절절했고 그걸 하겠다는 문프를 지지했으니까”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문프’는 문재인 프레지던트의 줄임말로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을 부르는 용어다.

공 소설가는 지난 20일에도 “학교별 전형만 뒤져봐도 나오는 걸 아무 소리나 해놓고 이제 뒤늦게 팩트가 나오고 있다. 카더라 통신에 평소 존경하던 내 페친들조차 동요하는 건 지난 세월 그만큼 부패와 거짓에 속았다는 반증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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