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T 홀드 新’ 주권, “PS? 생각만 해도 소름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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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1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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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권. 스포츠동아DB
KT 주권. 스포츠동아DB
주권(24·KT 위즈)의 홀드는 하나하나가 팀의 역사다.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던 주권은 올 시즌 ‘강철 필승조’의 허리를 단단히 지탱하고 있다. 팀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PS)을 노리는 상황. 어깨가 무거운 주권은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주권은 20일까지 올 시즌 58경기에서 61.1이닝을 소화하며 5승2패2세이브21홀드,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 중이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KT의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은 2017년 심재민의 13홀드다. 주권은 이를 이미 훌쩍 뛰어넘어 창단 첫 20홀드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어느 한 곳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모습과 딴판이다.

후반기 들어 안정감은 더욱 커졌다. 10경기에 등판해 1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0.118에 불과하다. 후반기 1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0인 투수는 주권이 유일하다. 이강철 감독의 ‘믿을 구석’인 불펜진에서 주권의 비중은 상당하다. 전체 투구의 54.7%를 체인지업으로 던지는 돌연변이 투구. 하지만 체인지업의 구종가치는 16.9로 1위다. ‘알고도 못 치는 체인지업’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벌써 60이닝을 넘겼기 때문에 체력에 대한 염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주권은 “전반기 내내 감독님이 관리를 잘해주셨다. 3연투나 멀티 이닝 투구가 거의 없었다. 지칠 틈이 없었다”며 “이제는 승부처다. 연투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주권의 말처럼 KT는 지금이 승부처다. 5위 NC 다이노스와 6위 KT의 승차는 단 한 경기. 30경기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총력전을 다해야 한다. 지난해까지와 상전벽해다. KT는 2015년 1군 진입한 이후 3년 연속 최하위에 지난해 간신히 9위로 올라섰던 팀이다. 불과 1년 만에 PS 도전팀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주권의 위치 역시 그만큼 달라졌다. 2016년 KT 창단 첫 완봉승을 기록하며 팀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지만, 시범경기 12실점 등 불명예 기록으로 성장이 정체됐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그런 그가 구단 최다 홀드 기록을 세우며 달라졌다.

주권은 “솔직히 20홀드나 KT 최다 홀드 기록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야구가 이렇게 재밌던 적이 처음이라 지금 자체를 즐기고 싶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어 그는 “어느덧 데뷔 5년차다.

돌이켜보면 올해가 가장 좋은 시즌이다. 반대로 5년 뒤에 2019년을 생각한다면, 올해가 가장 안 좋은 시즌이 되고 싶다. 그렇게 해마다 발전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KT와 PS. 어울리지 않던 두 단어는 올해 급격히 가까워졌다. 1군 진입 첫 해부터 KT의 영욕을 함께 했던 주권에게 PS는 아직 체감이 되지 않는 단어다. 그는 “뿌듯하거나 설렌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된다. 그냥 얼떨떨하면서 울컥할 것 같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소름이 쫙 돋는다”며 “지금은 그런 개인적인 감상보다 PS 진출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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