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커지는데…“미사일 폭발, 자료 공유 의무 없다”는 러시아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1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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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 8일(현지시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에서 발생한 신형 미사일 엔진 폭발 사고 관련 방사능 관측 자료를 국제기구와 공유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고 ABC뉴스가 20일 보도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사고 당시 방사선 수치가 급등한 것에 미뤄 ‘9M730 부레베스트닉(나토명 SSC-X-9 스카이폴) 핵추진 순항미사일’ 시험 도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러시아 기상당국에 따르면 사고 직후 세베로드빈스크시 일대 방사선 수치가 평소보다 최대 16배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커지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당국은 명확한 설명 없이 방사능 위험은 없다는 입장만 반복 중이다. 러시아 관측소가 사고 이후 자료 전송을 중단하며 ‘먹통’ 상태가 된 것도 일부러 관련 증거를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외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이번 미사일 사고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감시시스템의 일부인 우리의 국내 관측소가 자료를 넘겨주는 건 전적으로 자발적인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8일 사고는 CTBTO 활동과는 “관계가 없어야 한다. 관련 조직으로부터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완전한 설명이 있었다”면서 이로 인한 환경이나 사람에 대한 위험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사고에 따른 우려는 없다며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는 관련 정부 기관들이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그러나 러시아 독립 뉴스 사이트가 입수한 한 비디오를 인용, 신원 미상의 한 러시아 군 관계자가 아르한겔스크주 뇨녹사 일대 주민에게 폭발 경위를 설명하며 방사능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장면이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폭발 전 “핵 동위원소로 동력을 얻는” 로켓 엔진을 실험하고 있었다면서 아주 가까운 장소에 있던 사람들만 방사능 피폭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편 등으로 인한 피폭 우려가 있으니 러시아 백해(White Sea) 근처로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영상을 확인한 분석 전문가들은 이 비디오가 언제 촬영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진짜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했다.

지난 8일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시 인근 군실험장에서는 폭발이 발생해 최소 연구진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 정부는 ‘로켓 엔진 시험 도중 폭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고 이후 침묵을 지키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 “전문가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 우리의 민간, 군 전문가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며 “현장에서 심각한 (방사능)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CTBTO는 폭발 사고 이후 러시아에 있는 방사성 관측시설이 작동을 멈췄다고 말했다.

CTBTO 대변인은 10일 2개 관측소가 먹통이 되고 13일에도 2개 관측소가 자료 전송을 중단했다면서 “그들은 통신과 네트워크 문제를 보고했다. 우리는 언제 통신 시스템 문제가 복구돼 제 기능을 할지에 대한 추가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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