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일자리 1600개 증발…건설경기 침체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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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1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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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국내 한 건설현장의 모습.© News1
자료사진. 국내 한 건설현장의 모습.© News1
해외수주 위축, 국내 주택시장 불확실성 등 건설경기 악재가 거듭되면서, 대형 건설사의 일자리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의 국정 과제인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기존 일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대형건설사(호반건설 제외)의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건설사의 전체 직원 수는 5만1745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5만3345명)보다 1600명(3.0%) 줄어든 것이다.

10대 건설사 직원 수는 지난해 상반기 2215명(2017년 5만5560명→2018년 5만3345명)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2년간 사라진 일자리는 무려 3815개에 달한다. 10대 건설사 중 한 곳인 롯데건설의 직원 수가 3000명 초반대인 것을 고려하면, 웬만한 대형 건설사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특히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일자리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1만5791명을 기록했던 비정규직 직원 수는 올 상반기 1119명(7.1%)이 줄어 1만4672명을 기록했다.

정규직 직원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정규직 직원 수는 3만7073명으로 지난해 3만7554명에 비해 481명(1.3%) 감소했다.

건설사들은 장기화한 저유가로 해외 플랜트 시장이 침체된 데 이어, 그나마 매출을 뒷받침하던 국내 주택사업마저 규제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력을 축소하며 조직을 보수적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주 물량은 322억달러를 기록해 3년만에 300억달러를 간신히 넘었지만, 2014년(660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해외수주 규모는 135억 달러로 지난해의 4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아파트 분양물량은 30만호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보다 9.09%(3만호) 줄어든 것으로, 2015년 이후 4년 연속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올해 대림산업 정규직 직원 수는 4233명으로 지난해(4420명) 대비 187명(4.2%)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림산업은 해외 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지난해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을 단행했다.

지난해 정규직 직원이 4700명이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올해 4553명으로 1년 새 147명(3.1%)가 줄었다. 삼성물산도 해외 부실을 만회하기 위해 수년간 상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같은 기간 ΔGS건설(-118명) Δ대우건설(-111명) ΔSK건설(-79명) Δ현대건설(-72명) 등도 직원 수가 줄었다.

문제는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 수주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으로 분양물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계 매출의 총합이라 볼 수 있는 건설투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2017년부터 빠르게 줄어들면서 건설사 일감인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분위기로는 내년 또는 내후년까지도 인력 충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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