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사임…연정 1년 2개월 만에 해체 수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1일 02시 06분


코멘트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20일(현지 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연립정부를 이끄는 극우정당 ‘동맹’과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의 극심한 갈등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탄생한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은 불과 1년 2개월 만에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CNN 등에 따르면 콘테 총리는 이날 상원 연설에서 “현재 겪고 있는 연정 위기로 정부 활동이 손상을 입었다. 조기 총선을 요구한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 겸 부총리의 주장은 무책임하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국익을 해쳤다”며 살비니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 결정을 공식 통보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동맹당과 오성운동은 이탈리아 북부와 프랑스 남부를 잇는 고속 철도 건설을 두고 극심하게 대립해왔다. 동맹당은 “경기 부양을 위해 꼭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오성운동은 환경 파괴, 재정적자 가중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 살비니 부총리는 “고속철 건설을 위해서라면 연정 와해도 불사하겠다. 조기 총선을 치르자”고 주장해 왔다.

그나마 양측의 갈등을 중재해주던 콘테 총리 마저 사임함에 따라 마타렐라 대통령은 새 내각을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성운동이 아닌 다른 연정 파트너를 구하는 일이 쉽지 않으면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고 이르면 10월 경 조기 총선을 치를 수도 있다.

동맹당과 오성운동은 재산세, 난민 정책 등의 사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 왔다. 동맹은 감세를 원하고 오성운동은 재정상황을 고려해 감세해선 안 된 다는 입장이다. 또 동맹당은 철저한 반(反)난민이며 오성운동은 동맹에 비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두 당의 지지 기반도 완전히 다르다. 동맹당은 저소득층 남성 노동자, 농촌 유권자가 주로 지지하며 오성운동은 도시 근로자 및 여성들이 주로 지지한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