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이후 처음’ 롯데, 15년 만에 10승 투수 실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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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8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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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시환. 스포츠동아DB
롯데 장시환. 스포츠동아DB
‘10승 투수 실종사건!’

원년팀 롯데 자이언츠가 수준급 선발투수의 상징인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할 위기다. 실현된다면 이른바 ‘8888577’로 대변되는 롯데 암흑기 이후 15년 만의 굴욕이다.

롯데는 이미지와 달리 매년 확실한 선발투수 한두 명은 보유한 채 시즌을 치러왔다. 리그 전체를 지배하는 에이스는 2005년 손민한 이후 대가 끊겼지만, 평균 이상의 준수한 선발투수들은 여럿 있었다. 자연히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들도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17일까지 롯데의 최다승 투수는 장시환이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전향해 21경기에 등판해 6승10패, 평균자책점 5.61을 기록했다. 2007년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211경기에 등판했지만 선발로는 16경기 출장이 전부인 불펜 자원이다. 사실상 풀타임 선발 1년차인 선수가 팀 내 최다승인 것이 롯데의 현주소다.

다른 선수들의 사정은 더욱 암담하다. 브룩스 레일리, 김원중(이상 5승), 서준원, 손승락, 김건국(이상 3승)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손승락과 김건국의 승은 전부 구원승이다. 5선발을 꼽기도 어려운 것이 지금의 롯데다.

레일리는 억울한 실정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건만 5번이며, 불펜이 승리를 날린 것도 4번에 달한다. 24경기 평균자책점 3.71의 성적은 이미 10승을 거뒀어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다.

프로 원년팀 롯데가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건 지난해까지 37년 역사 중 네 번에 불과하다. 100경기 체제였던 1983년과 암흑기였던 2002~2004년이 불명예를 쓴 시즌이다. 롯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최하위를 달린 바 있다. 아무리 투수에게 ‘승리’의 가치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10승 투수가 없는 팀에게 호성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10승 투수 실종사건. 롯데의 씁쓸한 현주소를 드러내는 여러 지표 중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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