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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수십km 남쪽서 발사… ‘남한 전역 타격권’ 위협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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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수십km 남쪽서 발사… ‘남한 전역 타격권’ 위협시위

손효주 기자 입력 2019-08-17 03:00수정 2019-08-1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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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위협수위 높인 北]北, 올 들어 8번째 발사체 도발
딘거리 탄도미사일(추정)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신형 전술 미사일 유력
북한이 1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 중 첫 발을 쏜 시간은 오전 8시 1분.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제74주년 경축사에서 평화경제론을 강조하며 “(북한의 최근 도발에도) 대화 분위기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밝힌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21시간여 만이었다.

합동참모본부가 세부 탄종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 비행 속도가 마하 6.1 이상인 점 등으로 볼 때 북한이 10일 첫 시험 발사에 나섰던 신형 전술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에이태킴스 중 최대 사거리가 300km인 미사일에는 자탄(子彈) 300여 개가 탑재된다. 유사시 이 미사일 1발을 발사해 자탄을 동시 살포하면 축구장 3, 4개 면적이 초토화된다. ‘북한판 에이태킴스’에도 자탄이 탑재되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북한 스스로 ‘위력적이고 우월하다’고 선전하며 파괴력을 강조한 바 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의 최대 사거리는 500km일 것으로 추정된다.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인 무기를 실제로 휴전선 지척에서 쏜 건 “한국 정부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발사체는 이날 최대 고도 30km로 저고도 요격 회피 기동을 하며 230여 km를 날아간 뒤 함경북도 김책 앞바다의 바위섬인 알섬에 명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신형 무기의 대남 실전 사용을 위해 타격 정밀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더욱 눈길을 끈 건 도발 지역으로 강원 통천을 택한 점이다. 통천은 휴전선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진 지역. 북한은 그간 동해안 지역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때 강원 원산이나 함경남도 호도반도 일대 등을 택해 왔는데 이보다 수십 km 이상 남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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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지역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북한이 발사체 도발을 감행한 지역 중 2017년 8월 2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강원 안변군 깃대령과 함께 휴전선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도발지인 깃대령보다는 이번 지역이 수 km 더 북쪽”이라면서도 “남북 대화 국면 및 북-미 비핵화 협상이 시작된 이후 가장 휴전선과 가까운 지역에서 도발한 건 맞다”고 했다.


이날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자들과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며 남한을 맹비난한 것을 고려할 때 도발 지역을 선택한 것에도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천 북방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규정된 ‘해상 적대행위 중단 구역(북한 통천 이남∼남한 속초 이북)’과 한 끗 차이가 날 정도로 바로 위쪽인 점도 눈길을 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그간의 남북 대화를 통해 그나마 거둔 성과인 군사합의까지 조만간 깰 수 있다고 경고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위치를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16일 재차 도발한 것은 한미 연합 군사연습에 대한 반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위기관리연습(CMX)을 시작으로 11일부터 본 연습을 진행 중인 ‘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은 17일 0시를 기해 한미 연합군의 대북 방어에서 반격으로 전환된다. 한반도 유사시 반격 계획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행해 보는 것으로 북한이 남침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지만 북한은 “우리에 대한 선제 침략 전쟁 연습”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반격 훈련엔 북한 지휘부 체포,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제거 작전 등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천에서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캠프 험프리스)까지 직선거리는 230여 km로 이날 발사체가 비행한 거리와 같았던 점도 이번 도발이 군사연습을 진행 중인 한미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미사일 발사#단거리미사일#담화#평화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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