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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저질 막말에도 인내심… 국민의 모멸감은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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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저질 막말에도 인내심… 국민의 모멸감은 어찌할 것인가

동아일보입력 2019-08-17 00:00수정 2019-08-1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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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도 강원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지난 3주 사이 여섯 번째 도발이다. 북한은 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광복절 경축사를 “망발을 늘어놓은 것”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했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화상으로 열어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이제 일상이 돼 버렸고 한층 대담해졌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도 막상 훈련이 시작되면 몸을 사리며 도발을 자제했다. 하지만 이번엔 훈련기간인데도 도발을 감행했다. 그것도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50여 km 떨어진 MDL 근접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번 연합훈련이 지휘소연습(CPX)에 불과한 만큼 ‘종이호랑이’에 겁먹을 일 없다고 대놓고 얕잡아본 것이다.

북한은 저급한 막말의 수위도 높여가고 있다. 마치 외무성과 조평통이 번갈아가면서 욕설 경연대회라도 하는 형국이다. 조평통은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할 노릇”이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한 사람” “아랫사람이 써준 것을 졸졸 내리읽는 웃기는 사람”이라고 온갖 저열한 언사를 동원했다.

북한의 의도는 뻔하다. 북-미 대화의 판은 깨지 않으면서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의제를 선점하고 한국을 먼저 길들이겠다는 노림수일 것이다. 그 의도대로 흘러가진 않겠지만 자칫 핵심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는 사라지고 김정은 체제 안전보장과 대미 장거리 위협 제거라는 맞교환 합의로 끝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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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정부의 대응은 점잖았다.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만 했다. 문 대통령 말대로 ‘가장 중대한 고비’를 넘기 위해 좀 더 인내하자는 기조일 것이다. 하지만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대통령에 대한 조롱은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것이다. 국민이 느낄 모멸감은 어찌할 것인가.
#동해상 미사일#북한 막말#북-미 실무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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