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언제 왜 풀렸나”…속초 공사장 리프트 추락 원인수사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16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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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강원 속초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공사용 리프트 추락사고 모습. 인근 CCTV에 장면이 잡혔다. © News1
지난 14일 강원 속초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공사용 리프트 추락사고 모습. 인근 CCTV에 장면이 잡혔다. © News1
강원 속초시 아파트 공사현장 건설용 리프트카(승강기) 추락사고의 원인 중 ‘볼트 풀림’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외벽에 일자로 길게 뻗어 리프트카를 지탱하는 철골 구조물 연결 볼트가 제대로 체결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골 구조물은 높이 1.5m의 마스트끼리 연결 볼트 4개로 고정시켜 일자로 쌓아 올린 형태다.

고용노동부 강릉지청은 “마스트와 마스트를 연결하는 볼트가 빠져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부분이 이번 사고의 핵심 원인”이라고 밝혔다.

사고 장면을 담은 인근 CCTV도 ‘볼트 풀림’으로 인한 추락 사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볼트 4개로 체결된 마스트 사이에서 먼저 이격이 일어나면서 승강기가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연결된 마스트가 뚝 부러지듯 기울면서 90도 가까이 꺾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볼트가 제대로 체결돼 있지 않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볼트가 제대로 체결됐다면 부러지듯 넘어지지 않고 일자 그대로 넘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볼트를 풀어 놓은 것일까.

일각에선 작업 시간 단축을 위해 미리 풀어놨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CCTV에는 이들이 리프트카를 타고 오르면서 정지 없이 한 번에 21층 높이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다만 이전 작업자가 볼트를 풀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고는 작업 투입 10여 분만에 발생했고, 21층 높이에서 멈춘 지 7분 만에 사고가 났다.

다른 원인으로는 철제 구조물인 마스트 노후로 인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전도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철골구조물 왼쪽에 붙어 움직이는 리프트카가 작업 시 반동으로 기웃거리기도 하는데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같은 원인이라면 인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돼 책임자의 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건설용 리프트카 4기 중 3번째 해체 작업 중 발생했고, 최근 기상 악화로 며칠간 작업을 하지 못하다가 이날 작업에 나섰다.

이 사고로 리프트 탑승자 3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지상에서 일하던 3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부실 시공, 해체 전 안전수칙 교육 등이 잘 지켜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속초=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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