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농업의 일상 속에 뿌리박힌 일본 용어 없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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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은어-속어 등 우리말로 교체

충남도가 우리 농업의 일상 속에 뿌리박힌 일본 용어를 몰아낸다.

도는 일본 용어를 비롯해 한자, 은어, 속어 등의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나가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한국어 말살 정책 등에 의해 농촌에 일본어가 강요됐고 현재에도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쌀 품종인 히토메보레, 아키바레, 고시히카리 등이 우리 농업 현장에서 그대로 쓰이고 있다.

농수산물 시장에서는 둥근 과일이나 채소의 크기를 말할 때 ‘다마’라는 일본어를 쓴다. 출하용 상자에 든 농산물은 ‘다이’라고 표현한다. 이 밖에 ‘다마네기’(양파), ‘낑깡’(동귤), ‘다대기’(양념), ‘오뎅’(어묵), ‘사시미’(회), ‘닭도리탕’(닭볶음탕), ‘다꽝’(단무지) 등 헤아리기 어렵다.

추욱 농림축산국장은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은 일제강점기 역사와 맥을 같이하며 고착된 경우가 많다”며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관행으로 굳어진 이유가 크다”고 지적했다.

도는 이와 더불어 한자어와 농업인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행정용어 등도 우리말로 순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업 기반, 농작물, 재배 기술, 축산 등의 분야에서 순화해야 할 109개 용어를 찾아냈다. 예를 들어 관정(管井)은 우물로, 한발(旱魃)은 가뭄으로, 선과(選果)는 과일 고르기로 바꾼다.

도는 매월 ‘이달의 순우리말’ 농업 용어를 5개씩 선정해 해당 단어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시비(施肥)를 비료 주기, 수도(水稻)를 논벼 등으로 바꾸도록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말로 바꾼 표현은 청년 농부와 귀촌·귀농 농업인, 관련 단체, 도민 등에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추 국장은 “일본식 표기와 한자어 등 어려운 농업 용어를 사용하면 농산업을 어려운 산업으로 인식하게 하는 부작용도 있다”며 “도민이 쉽게 배우고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우리말 용어로 순화 사용하고, 이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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