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응급처치 배워 시민의 생명 구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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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경찰서 경찰관 2500명 대상
심폐소생술-인공호흡법 등 교육
119도착 앞서 위급 환자 응급처치

인천 서부경찰서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지난달 대한적십자사 응급구조사에게 심폐소생술을 교육받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 서부경찰서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지난달 대한적십자사 응급구조사에게 심폐소생술을 교육받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지난달 27일 낮 12시경 인천 중구 제물량로에 있는 중부경찰서 하인천지구대. 지구대 인근 차이나타운을 관광하던 A 씨(25)가 목을 감싼 채 식은땀을 흘리며 다급하게 들어섰다. A 씨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눈빛으로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지구대에서 근무를 서고 있던 김보현 순경은 순간적으로 위급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응급처치에 나섰다. 기도가 막혀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뒤에서 안으며 강하게 복부를 압박해 압력으로 음식물을 토하게 하는 하임리히법을 시행했다. 김 순경이 하임리히법을 1분여간 수차례 반복하자 A 씨는 그제야 목에 걸려 있던 사탕 조각을 모두 입 밖으로 토해냈다. 김 순경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고, 크게 숨을 내쉰 A 씨는 소파에 누워 안정을 되찾은 뒤 지구대를 나섰다. A 씨는 “사탕이 목에 걸리는 바람에 호흡 곤란을 느껴 지구대에 들어갔는데 경찰관이 제대로 응급조치를 해 줘 위기를 넘겼다”며 고마워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이 1월부터 10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에게 응급처치법을 가르치고 있다. 75곳에 이르는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2500여 명이 주로 교육을 받고 있다. 경찰서에서 교통이나 형사업무를 담당하는 외근 경찰관도 대상이다.

보통 112를 통해 사건이나 사고가 접수되면 대부분 이들이 현장에 먼저 출동하게 되는데 심각한 부상을 입어 위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를 발견할 때가 있다. 그러면 119구조대원이 도착하기에 앞서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경찰서별로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하는 교육은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인천시소방본부와 대한적십자사 직원들이 맡고 있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법, 하임리히법 같은 응급처치법은 물론이고 지혈 방법이나 환자이송법도 가르친다.

경찰에 임용된 지 오래된 40대 이상 경찰관들의 수강 열기가 높은 편이다. 신임 경찰관은 의무적으로 중앙경찰학교나 경찰교육원 등에서 응급처치법을 교육받는다. 하지만 근무경력이 10년이 넘은 경찰관들은 응급구조사의 강의를 꼼꼼하게 메모하는가 하면 실습할 때도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관할 구역을 순찰하다가 종종 도로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노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살려내는 것도 응급처치법을 교육받았기 때문이다.

인천경찰청이 환자에게 필요한 응급처치법만 교육하는 것은 아니다. 인천에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많아 한강유역환경청 연구사를 초청해 화학사고 발생에 따른 초동조치와 장비 사용법도 교육하고 있다. 또 인천소방학교 같은 전문기관에 경찰관들을 보내 대형 재난사고에 대비한 인명구조 훈련도 받게 한다.

윤주철 인천경찰청 생활안전계장(49·경정)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시민의 생명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경찰청#응급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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