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홍콩 시위대에 폭행당한 기자 ‘영웅화’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14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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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지난 13일 밤부터 홍콩국제공항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기자가 시위대에 집단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기자는 중국 매체에서 영웅처럼 그려지고 있다.

14일 현재 이 기자가 폭행을 당하는 영상은 환구시보 인터넷판인 환구망에 게재돼 있다. 이 폭행 장면은 홍콩 현지 방송에 그대로 방영됐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폭행을 당한 기자는 언론인들이 입는 조끼를 입고 취재하던 도중 경찰을 지지하는 문구가 새겨진 셔츠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시위대에 붙잡혀 손발이 묶인 채 집단 폭행을 당했다.

환구망은 이 기자가 폭행을 당하는 도중에도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고 외쳤다면서 그가 현장에서 구조돼 지금은 안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 기자가 중국 국민들에게 힘과 감동을 주고 있다면서 “기자들에게도 롤 모델이 된다. 존경스럽다”고 표현했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환구시보 기자가 홍콩 시위대에 억류됐다 경찰에 의해 풀려났다”며 “취재진에 대한 모든 폭력행위에 대해 비판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 관영매체들은 홍콩 시위대의 폭행 장면만을 집중 보도하면서 중국 본토인들 사이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도 중국 관영매체가 한동안 홍콩 시위를 관망하다가 최근 들어 시위의 폭력적인 양상만을 내보내며 선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홍콩 시위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선행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팡커청 홍콩중문대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관련 주제에 대해 본토 매체들은 저널리즘이라고는 볼 수 없는 행태를 보인다”면서 “그들의 행동은 순전히 선전에 불과하며, 정보의 아주 작은 부분을 포착해 왜곡하고 확대한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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