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뚜렷해진 SK케미칼…하반기 ‘진격’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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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4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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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SK케미칼 본사. © News1
경기도 성남시 SK케미칼 본사. © News1
국내 화학업계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호조를 보인 SK케미칼의 실적에 이목이 쏠린다. 과거 전통적 화학산업에서 바이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효과로, 앞으로 제약·백신 등의 실적도 높아져 전반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3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6% 증가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 등 다른 주요 화학사들이 지난해보다 반토막 난 2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이는 전통적인 화학산업의 비중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케미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학산업인 코폴리에스터(Co-polyester·수지) 부문의 매출액은 전체의 37%다. 반면 백신 제조 등 바이오 산업인 라이프 사이언스(Life Science) 부문 매출액은 전체의 27%로, 일반적인 화학사라고 하기엔 높은 편이다.

과거 원사·직물, 유화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바이오·제약·생명과학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효과가 이번에 나왔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2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기준으로는 코폴리에스터 부문(1209억원)이 가장 높지만, 영업이익(79억원)은 주요 사업 5개 부문 중 네번째로 높다. 매출액 대비 효율이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번 실적 호조는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이 이끌었다. 실제로 제약에 해당하는 파마(Pharma) 부문의 경우 2분기 6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98억원으로 주요 사업 중에서 두번째로 높다. 3분기에도 안정적인 매출액을 기록해 이익 창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른 주요 사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 부문)의 실적은 더욱 놀랍다. 2분기 16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SK케미칼의 모든 사업 부문 중 1위다. 특히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커서 효율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바이오사이언스의 2분기 매출액은 512억원으로, 주요 사업 중 매출액이 제일 높은 코폴리에스터(1209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코폴리에스터(79억원)의 2배가 넘는다.

특히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이번에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데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Sanofi)에 기술수출을 완료해 마일스톤 2000만달러(당시 228억원)가 유입된 측면이 크다. SK케미칼은 추가적인 마일스톤에 따라 향후 최대 1억20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적으로도 호조가 예상된다. 3분기에는 독감 백신이 성수기인 겨울을 앞뒀고, 대상포진 관련 제품의 수요도 가을철부터 높아진다. 백신 판매가 2분기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해당 부문이 회사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여기에 현재 증설 중인 안동의 백신 공장이 완공되면 독감 백신 원액 생산량이 현재보다 2배로 늘어난다. 대부분 수출 물량으로 예정됐다.

다만 매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코폴리에스터 부문의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과 상쇄한 전체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SK케미칼 측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코폴리에스터 부문에 대해 “비우호적인 환경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폴리에스터 사업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역 분쟁 장기화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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