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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홍콩시위는 공공연한 살인행위”… 무력진압 명분쌓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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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홍콩시위는 공공연한 살인행위”… 무력진압 명분쌓기 나서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입력 2019-08-14 03:00수정 2019-08-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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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도 시위 가세 vs 선전엔 무장병력 집결 13일 홍콩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경찰의 폭력 행사에 항의하며 집단 농성을 벌이고 있다.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 참가자가 경찰이 쏜 ‘빈백건(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될 위기에 처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자신들의 오른 눈을 가렸다(왼쪽 사진). 12일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타임스는 남부 광둥성 및 푸젠성에서 출발한 장갑차 24대가 홍콩 접경지대인 선전으로 모이는 영상을 공개하며 중국군의 무력 개입을 강력히 시사했다. 홍콩=AP 뉴시스·환추시보 유튜브 화면 캡처
홍콩의 반중(反中) 반정부 시위대가 13일 공항에 바리케이드를 쳐 세계 여행객들의 출국을 막고 나서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면서 홍콩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지도부가 6월 이후 10주째를 맞은 홍콩 시위에 대한 성격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인 끝에 ‘테러리즘’이라고 규정한 뒤여서 중국에 무력 개입 구실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홍콩국제공항 출국장 통로를 점거해 여행객들의 출국을 물리적으로 저지해 공항을 마비시켰다. 전날인 12일 시위대가 공항을 점거해 200여 편의 항공편 운항이 전면 취소됐다가 13일 오전 6시(한국 시간 오전 7시)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불과 10시간여 만에 또다시 출발 항공편이 전면 취소된 것이다. 홍콩국제공항 측은 오후 4시 반 이후의 출국 체크인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1924년 개장 이후 95년 만에 벌어진 홍콩국제공항 폐쇄가 이틀 연속 이어졌다.

특히 시위대는 짐을 옮기는 공항 카트를 일렬로 배치해 바리케이드를 만드는 형식으로 통로를 막고 여행객들이 출국장으로 향하는 걸 몸으로 막았다. 출국을 원하는 여행객들과 시위대가 언쟁을 벌였고 일부 여행객은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이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시위대로 위장한 경찰이란 의심을 받은 남성이 두 손이 묶여 억류당하자 소방대원이 이 남성을 끌어내려다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홍콩 시위에 대한 인식을 강경하게 높여 왔다. 그동안 “용납할 수 없는 폭력 행위”로 비판했지만 7일 처음으로 정권 교체 운동을 가리키는 ‘색깔혁명’으로 규정했다. 12일에는 “테러리즘 출현 조짐”으로 수위를 높였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13일 평론에서 “이미 테러리즘 색채를 분명히 띠는 공공연한 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노골적인 표현을 썼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이끌 심연으로 밀어 넣을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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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소식통은 “테러리즘 규정은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언론, 기업, 기관들이 이미 중국의 병력 투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무력 개입에 반대하던 중국 환추(環球)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선전(深(수,천))시에 무장경찰이 집결하는 것이 무슨 신호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시위대는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현재 전·현직 지도부의 비공개 정책 결정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의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은 중국 당국이 무력 개입 여부를 결정할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현지 소식통은 “실제 무력으로 개입하면 홍콩에 본사를 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홍콩을 떠나는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의 허브 지위를 잃으면 중국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의 펀드매니저 스티브 아이스먼은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사건)이 있다면 홍콩에서 일어나는 일이 잠재적인 블랙스완”이라며 “홍콩에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세계 경제에 진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정부는 무력 개입에 우려를 표시했다. 홍콩의 마지막 영국 총독을 지냈던 크리스 패튼은 BBC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개입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윤완준 zeitung@donga.com·권오혁 특파원
#반중 시위#무력진압#홍콩 공항#운항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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