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농산물 구입’ 아베에 직접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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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수출 줄어들자 日에 눈돌려… 日언론 “대두-밀 등 구체품목 거론”
日, 수억달러 규모 구입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거액의 미국 농산품 구입을 직접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4월부터 협의하고 있는 미일 무역협상과는 별도로 요구한 것이어서 일본의 대응이 주목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 농산품의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7월 본격화한 미중 무역마찰로 급감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베 총리에게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요구했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두와 밀 등 구체적 품목을 거론했다”며 “미국 정부는 미일 무역협상의 틀과는 별도로 (농산품) 구입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일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하는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 식량 지원 때 미국 농산물로 지원하고, 수송비까지 포함해 수억 달러 규모로 구입하는 방안이 정부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4월부터 시작된 미일 무역협상은 7월 한 달을 건너뛰고 8월부터 다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합의서에 서명하길 원했지만 7월 일본 참의원 선거를 고려해 무역협상 타결 시점을 늦췄다. 선거를 치르는 아베 총리를 배려해준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8월에는 미일이 대단한 것을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아베 총리를 압박했다.

미일 양국은 이달 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장관급 무역협상을 다시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동차와 쇠고기 관세 인하를 놓고 양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널드 트럼프#아베 신조#미국 농산품 구입 요구#미일 무역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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