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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보조금 받으면 영주권 제한”… 저소득층 이민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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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보조금 받으면 영주권 제한”… 저소득층 이민 규제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19-08-14 03:00수정 2019-08-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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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합법 이민도 규제 강화… 한국인 포함 38만명 심사대상 될듯
트럼프 내년 대선 또다른 승부수… “가족 영주권 신청 56% 거절될수도”
캘리포니아 등 16개 주 “법적 대응”
이민 문턱을 높여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0월부터 저소득층 외국인의 체류 자격이나 영주권 및 시민권 취득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취업비자 등을 통해 미 영주권을 취득하는 매년 2만 명 안팎의 한국인에게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국토안보부는 12일 이민 심사에 적용할 837쪽 분량의 ‘공적 부조 입국 불허’ 규칙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합법적 이민자를 포함해 38만2000명이 공적 부조 심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연간 평균 54만4000명이 영주권을 신청한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 가족이민 절반 이상 거부될 수도

이 규칙에 따르면 미국 사회복지 혜택 등 공적 부조를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의 체류 비자 발급이나 영주권 및 시민권 신청이 거부될 수 있다. 유학생이나 취업비자로 미국에 체류하는 합법 이민자가 △식료품 할인구매권(푸드스탬프) △주거 보조금(하우징바우처)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메디케이드) 등 공적 부조를 12개월 이상 받았다면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민지원단체 ‘국경 없는 이민’ 공동 창립자인 더그 랜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가족 기반 영주권 신청자의 약 56%가 공적 부조 규정의 새 소득 요건에 따라 거절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과감한 반이민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5월에 내놓은 고학력자와 기술자를 우대하는 능력 기반의 이민 정책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공적 부조 수혜자를 걸러내는 새 심사 규칙으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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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쿠치넬리 미 이민국 국장대행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는 공적 부조 규칙을 통해 자급자족과 개인 책임의 이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규칙은 생활보호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외국인들이 미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고 영주권을 신청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규제는 대표적인 반이민주의자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고문이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규칙은 지난해 10월 발표된 초안을 토대로 완성됐으며 14일 관보에 게재된 뒤 10월 15일 시행될 예정이다.

○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부수


트럼프 행정부가 10월부터 저소득층 외국인 이민을 제한하는 공격적인 이민 정책을 내놓은 것은 내년 대선을 대비한 ‘정치적 승부수’로 해석된다.

중남미 이민자 등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합법적 이민자도 미국 재정에 부담을 준다면 받지 않을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김태훈 변호사는 “새 규정은 합법 이민을 제한하고 미국 사회복지 시스템에 무임승차하는 이민자를 걸러 내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민자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마리엘레나 잉카피에 미국 이민법센터 사무국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가족을 떼어 놓고 이민자와 유색인종 사회에 ‘당신들은 여기서 환영받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을 무기화하는 잔인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소속 16개 주 법무장관은 새 이민 규칙을 비판하며 법적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는 성명을 냈다. 전국이민법센터(NILC)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도널드 트럼프#저소득층 외국인#시민권#영주권#취득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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