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위기설’에 정면 대응…정용진式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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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3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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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스1 © News1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스1 © News1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마트의 ‘위기설’에 정공법으로 나섰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자산 유동화로 재무 건전성 강화한다.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지만, 미래 성장성을 고려하면 회사 가치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낮다는 판단이다. 자산 유동화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도 발굴할 수 있다.

◇“주가 너무 싸다”…이마트, 자사주 매입 나서

이마트는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13일 공시했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90만주(발행주식총수의 3.23%)로, 약 1000억원(12일 종가 기준 949억5000만원) 수준이다. 취득 예정 기간은 오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로, 장내매수를 통해 이뤄진다.

이마트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11년 신세계에서 기업 분할을 통해 별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실제 회사 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 이마트 주가는 연초 18만원에서 전일 10만5500원으로 41.3%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3% 내린 점을 고려하더라도 낙폭이 크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0만원대 아래로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마트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대주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4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약 241억원이다

이마트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최근 적자와 소비패턴 변화 탓이다. 장을 보러 대형마트를 찾던 소비자들이 모바일로 장을 보는 시대가 되면서 쿠팡에 이마트가 밀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퍼졌다.

특히 올해 2분기 적자가 직격탄이 됐다. 이마트는 2분기(개별 기준) 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분기 적자는 1993년 11월 창동점 문을 연 이후 처음이다. 심지어 1997년과 2008년 금융 위기 때도 이익을 냈다.

업계에선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다소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가 ‘주가 방어’에 나선만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마트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미래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기존점 리뉴얼, 수익성 중심의 전문점 운영 등 미래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주주이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포 건물 매각…‘재무 건정성’ 강화한다

이마트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의 자산유동화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KB증권과 10여개 내외의 자가점포를 대상으로 ‘자산 유동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대상 점포를 선정한 후 투자자 모집 등 연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예상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다.

확보된 현금을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현재 이마트의 별도 순차입금 규모는 약 3조원에 달한다. 추가적인 회사채와 은행 차입보다 자산 유동화를 활용할 경우, 국내 신용등급과 조달금리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임차 기간이 지난 후에는 부진 점포를 정리할 수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한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임차하게 된다”며 “기존 점포운영은 자산유동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해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 개선을 위한 전략적 진행에서의 자신감, 지금까지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긍정적 방향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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