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 세계 미술관을 이곳에 담다.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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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3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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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프랑스의 예술가 마르셀 뒤샹이 시인인 루이 아라공에게 엽서를 보냈다. 그는 다빈치 사후 400주년 기념 모나리자 엽서에 수염을 그려 넣고 'L.H.O.O.Q'라는 제목을 달아서 보냈는데, 프랑스식대로 읽으면 '엘. 아슈. 오. 오. 뀌'. 발음 그대로 들으면 '그녀는 엉덩이가 뜨겁다'라는 뜻이란다. 그의 존재를 전후로 작품에 부여된 유일성과 권위는 필수가 아니게 됐고, 공산품이나 가공된 복제품조차 예술로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

현대적 관점에서 L.H.O.O.Q는 '다빈치가 그린 작품보다는, 이 엽서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라고 보라'는 메시지의 개념 미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술 작품이 반드시 독자적이고 미묘한 개성, 고유한 본질인 아우라(Aura)를 담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아우라가 담긴 원본을 절대적으로 선호한다. 원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과 감각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복제 기술로 예술을 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본을 접하는 과정은 굉장히 어려우나, 복제 기술로 작품을 만나기는 대단히 쉽다. 또 복제된 작품이더라도 작가의 의도와 배경을 엿보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쉽게 미술 작품을 접하는 시대가 되니, 효율적인 감상을 돕는 전문 기기까지 등장했다. 넷기어 뮤럴(Netgear Meural) 디지털 캔버스가 그 주인공이다.

거실에서 만나는 전 세계의 미술관,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뮤럴 디지털 캔버스, 호두나무 원목 프레임이 사용됐다. (출처=IT동아)
뮤럴 디지털 캔버스, 호두나무 원목 프레임이 사용됐다. (출처=IT동아)

많은 예술 작품을 접하는 게 당신의 취향이라면,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만 한 제품이 없다.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이하 뮤럴 디지털 캔버스)는 높이 51cm, 폭 77.2cm, 두께 4cm이며, 미국산 호두나무 원목 베젤과 알루미늄 케이스를 사용한 액자 형태의 디스플레이다.

화상을 표시하는 캔버스는 27인치 FHD(1,920x1,080) 해상도 IPS 패널이며, 178도 광시야각을 제공해 어느 장소에 걸어놓더라도 뚜렷하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밝기는 노트북 및 사무용 모니터 수준인 300니트며, 주변 밝기를 측정해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포함돼 밤낮에 맞는 적정 밝기를 유지한다.

항상 켜져있는 전자 제품이니 소비전력도 중요하다. 실제 소비전력을 측정한 결과는 최소 밝기 기준 6.4W, 최대 기준 22W, 절전 모드 1.4W로 측정됐는데, LED 전구 1개~3개 수준의 소비전력이므로 장시간 켜둬도 큰 부담이 없다. 게다가 절전 모드로 진입하는 물리 버튼이 따로 마련돼있어 쉽게 꺼둘 수 있다.

기본 제공되는 홀더, 별매의 스위블 홀더가 있다. 외부 입력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기본 제공되는 홀더, 별매의 스위블 홀더가 있다. 외부 입력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단순히 화면을 띄워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연동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자체 시스템을 내장하고 있다. CPU와 메모리도 갖춰져 있고, 8GB 저장 공간과 HDMI 및 마이크로 USB 연결도 가능하다. 무선 인터넷도 와이파이 5까지 지원한다. 마이크로 SD 슬롯을 갖추고 있어 사진이나 그림 리스트를 대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다.

후면부는 모두 알루미늄 패널로 돼 있고, 가로나 세로로 거치할 수 있게 전용 알루미늄 홀더와 앵커 볼트(앙카), 수평계를 제공한다. 제품 무게가 약 7.5kg이므로 간이 벽이 아닌 콘크리트 벽에 시공하는 것을 권장한다.

총 2개의 제스쳐 센서가 내장돼있다. 홀더에 걸면 중앙 하단 위치다. (출처=IT동아)
총 2개의 제스쳐 센서가 내장돼있다. 홀더에 걸면 중앙 하단 위치다. (출처=IT동아)
컨트롤은 제품 테두리에 내장된 제스처 센서 위치를 스와이프해 제어하는 방법,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전자의 경우, 어떤 방향으로 걸어놓더라도 하단부 베젤 중앙에 센서가 위치하게 된다. 이 부분을 상하좌우 허공에 손짓하면 메뉴가 설정된다. 좌우 방향으로 손짓하면 그림이 넘어가며, 위아래 방향으로 그림 정보와 설정 메뉴로 진입한다.

사진, 그림을 다운로드해 적용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사진, 그림을 다운로드해 적용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하지만 안드로이드 및 아이폰에서 제공되는 'Meural' 애플리케이션은 필수다. 뮤럴 디지털 캔버스의 그림 설정과 플레이리스트는 애플리케이션으로만 설정할 수 있고, 본인이 촬영한 사진이나 특정 그림을 직접 저장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3만 장 이상의 고해상도 그림 및 사진이 포함된 뮤럴 멤버십을 사용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Meural(뮤럴) 애플리케이션은 다양한 설정을 지원하며, 구글 및 애플 스마트폰 모두 지원한다. (출처=IT동아)
Meural(뮤럴) 애플리케이션은 다양한 설정을 지원하며, 구글 및 애플 스마트폰 모두 지원한다. (출처=IT동아)
뮤럴 멤버십은 루브르, 반고흐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전 세계 수십 곳의 유명 박물관과 파트너십을 통해 받은 고해상도 작품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으로, 디지털 캔버스 정품 등록 후 3년간 무료로 서비스된다. 이후에는 월 5.95달러, 연 49.95달러로 갱신할 수 있다.

멤버십에 포함된 작품과 사진은 모두 전 세계 수십 곳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직접 고해상도로 제공한 그림이며, 뮤럴 캔버스에 최적화된 해상도 및 색감으로 보정돼있다. 게다가 지속해서 추가되고 있고, 새로운 리스트로 만들어 배포되고 있으니 캔버스의 효용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준다.

뮤럴 디지털 캔버스, 모니터와 확연히 다른 질감을 재현


뮤럴 디지털 캔버스와 IPS 패널 노트북을 비교했다. (출처=IT동아)
뮤럴 디지털 캔버스와 IPS 패널 노트북을 비교했다. (출처=IT동아)

단순히 LCD 모니터에 나무 테두리만 적용했다면, 모니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래서인지 뮤럴 디지털 캔버스와 IPS 패널 노트북에 애드가 드가의 스타(무대 위 댄서)의 고해상도 사진을 띄우고 비교했다. 기자가 촬영한 사진은 독자 모니터에 따라 다르게 보이니 참고 차원에서 보길 바란다.

일단 실 체감 측면에서는 그림 고유의 질감을 생생하기 표현하기 위한 트루-아트 기술이 적용돼 일반 모니터와는 확연히 다르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과도 느낌이 다르다. 반사광이 없는 논 글래어 패널인 점, 낮은 밝기에서의 재현 성능도 고려한 휘도 설정 덕분에 조금 더 그림같이 보인다.

실제 그림을 촬영한 다음 캔버스에 재생한 예시. (출처=IT동아)
실제 그림을 촬영한 다음 캔버스에 재생한 예시. (출처=IT동아)


실제 그림을 촬영한 다음, 캔버스에 넣은 결과다. 사진상으로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뮤럴 디지털 캔버스를 처음 접할 경우 한눈에 디지털 제품이라 느끼지 못할 정도다. 해상도가 작기 때문에 그림의 붓터칭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살리지는 못하지만, 그림 자체의 느낌을 전달하는데 충분한 수준이다.

앱 설치시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앱 설치시 스마트폰을 리모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뮤럴 디지털 캔버스는 지금까지 출시돼온 디지털 액자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의 물건이다. 사진을 보관하고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예술 작품까지 효율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공되는 작품은 모두 작가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교육 목적으로도 훌륭하고, 감상에도 충실하다. 스마트폰이 기본인 시대에 딱 맞는 캔버스다.

아쉽게도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아직 국내 출시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해외 시장에서 약 600~700달러에 판매 중이다. 관부가세를 포함한다면 가정집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호텔 로비나 기업 응접실이라면 가치 있는 투자가 될 듯하며, 분위기가 생명인 카페나 교육 목적의 도서관도 잘 어울리겠다. 뮤럴 디지털 캔버스는 쉽게 복제할 수 있는 예술 시대의 산물이다. 작품 원본에 있는 고유한 가치까지 전해줄 순 없지만, 당신의 예술적 소양을 넓히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인테리어를 위해 자주 그림을 바꿀 만큼 열정적이라면, 뮤럴 디지털 캔버스를 걸어보자.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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