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의 시인 “시위대로 위장한 경찰관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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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3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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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지난 시위 진압을 위해 반(反)정부 시위대로 위장한 경찰관을 배치했었다고 시인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경찰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일부 경찰들이 시위에서 ‘다른 인물로’ 위장했다면서 “극단·폭력적인 폭도들을 목표로 한 유인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열린 홍콩 시위에서는 경찰관이 시위대에 위장 잠입했다가 진압 작전이 시작되자 옆에 있던 시위자를 체포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위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경찰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이용하고, 역을 습격해 경찰봉으로 시민을 구타하는 모습 등도 담겼다. 시위대는 경찰 행동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경찰 측은 이에 대해 “우리 경찰관들은 위장해있던 때 그 어떠한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그들한테 난동을 일으키라고 지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작전은 극단적으로 폭력적인 폭도를 목표로 한다”면서 새총이나 화염병을 사용하는 시위대에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시위는 송환법 완전 철회와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퇴 요구 등으로 확대됐다.

시위대는 경찰의 빈백건(beanbag gun)에 맞은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실명한 일을 규탄하며 12일 홍콩 국제공항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항은 12일 오후부터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가 다음 날인 13일 오전 재개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가 실명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쏜 진압 장비에 맞아 실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가까운 거리에서 최루탄을 사용하는 일에 대해 경찰관은 도망을 시도하는 시위자에게 최루탄을 사용할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결정해야 한다고 옹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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