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英총리 만나 “노딜 브렉시트 결정한다면 열렬히 지지”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3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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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분야별 무역협정 체결할 준비됐다"
"영국의 성공적인 EU 탈퇴, 美에게도 이익"
"英화웨이 사용, 다시 1단계로 돌아가기로"

영국을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이를 열렬히(enthusiastically)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영국이 EU에서 성공적으로 탈퇴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당신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볼턴 보좌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영국의 관계를 재정립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포괄적 무역협정에 앞서 분야별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자동차나 다른 산업분야에 초점을 맞춘 ‘미니 협상(Mini deal)’이라면 빠르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의회 역시 초당적인 지지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인 목표는 모든 무역 상품과 서비스가 포함된 포괄적 무역협정이다. 그러나 여기에 이르기 전 분야별로도 (협상을) 할 수 있고, 작게 쪼개는 방식으로도 만들 수 있다. 양자간 합의가 가능한 부분을 아주 빠르게,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포괄적 협정 이전 단계로 미니 협상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은 EU와의 부분적인 거래를 거부해왔다. 각종 정부 및 기관 보고서들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와의 무역장벽으로 부침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이번엔 미국이 먼저 손을 내민 셈이다.

볼턴 보좌관은 취재진들에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최초 유럽회의론자로 “탈퇴론자(leavers)들이 존재하기도 전에 우리는 이미 탈퇴를 말하는 사람들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영국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를 이행한다면 우리는 이를 열렬하게 지지하겠다”고 발언했다.

노딜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닥칠 위협 등에 대해서는 “영국은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설사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마치지 않더라도 세계무역기구(WHO) 규칙이 있다. 우리는 그 맥락 안에서 각종 합의, 양자 혹은 다자간 합의를 이끌어낸다. 이를 (협정의) 모델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존슨 총리가 총리로 당선된 후 두 사람은 5차례나 통화를 했다며 “맹렬하게 타오르는 시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영국의 성공적인 EU 탈퇴는 민주정와 입헌정부로서 영국을 선언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이는 영국 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미국)는 성공적인 탈퇴가 우리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장일치에 이를 때까지 특정한 안건에 대해 거듭해 표결을 하는 EU의 의사 결정 방식을 비난했다.

볼턴 보좌관은 “EU의 방식은 일반 대중들이 엘리트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무엇인가를 결정했을 때 이들이 제대로 투표할 때까지 다시 투표하게 만든다”며 “투표를 할 때 사람들은 이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일반 대중의 뜻에 따르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영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부품을 사용한 5세대(5G) 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관련해 강한 압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존슨 총리가 화웨이와 관련해 1단계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영국이 80일 동안 브렉시트 문제에 대해 특별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이 광범위하고 복잡한 문제를 꺼내들진 않겠다”며 영국에 유예 기간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주도로 추진 중인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영국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은 걸프만에 형성될 별도의 유럽안보부대 형성과 관련해 참여를 포기했다”며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 만에서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 작전에 참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독립된 영국은 북대서양조양기구(NATO·나토)를 더욱 강하게 이끌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서방 동맹 전체에 상당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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