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강감찬함’ 아덴만으로…호르무즈로 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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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3일 0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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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30진 최초 여군 항공대장인 양기진 소령이 강감찬함 함미 헬기갑판에서 완벽한 임무수행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해군 제공) 2019.8.13/뉴스1
청해부대 30진 최초 여군 항공대장인 양기진 소령이 강감찬함 함미 헬기갑판에서 완벽한 임무수행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해군 제공) 2019.8.13/뉴스1
청해부대 30진 강감찬(DDH-979·4400t급)이 13일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으로 출항하면서 임무 중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은 이날 부산시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환송행사를 갖고 아덴만 해역으로 출항했다. 청해부대 창설·파병 10년 만에 30진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날 부산 작전기지에서는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청해부대 30진 파병 환송행사가 진행됐다. 환송행사에는 청해부대원을 비롯해 부산시 주요 기관·단체장, 부산지역 예비역·보훈단체장, 장병 가족 등 900여 명이 참석했다.

심 총장은 “청해부대는 아덴만 해역에서의 다양한 위협에 빈틈없이 대비하고 국가와 국민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부응하며 주어진 임무와 역할 앞에 항상 최선을 다했다”면서 “완벽한 대비태세와 최선의 임무수행으로 국민과 국익 수호, 국제평화 유지의 사명을 달성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검문 검색대, 항공대 등 총 300여명으로 편성된 청해부대 30진은 29진 대조영함(4400t급)과 9월 초께 임무를 교대한 뒤, 내년 2월 말까지 약 6개월 동안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 등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30진은 청해부대 파병 최초로 여군이 항공대장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해군 최초 해상작전헬기 정조종사 부부인 항공대장 양기진 소령은 해상작전 헬기 조종 1580시간 비행기록 보유자이며 2014년 여군 최초로 해상작전 헬기 정조종사 교육과정을 수료한 베테랑이다.

청해부대 30진의 표면적 임무는 Δ선박의 안전 호송과 안전 항해 지원을 통한 국제 해상 안전과 테러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 Δ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Δ연합해군사 및 유럽연합(EU)의 해양안보작전 참여 등이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맞고 작전 중인 강감찬함의 모습. (해군 제공) 2019.3.12/뉴스1
중동의 모래바람을 맞고 작전 중인 강감찬함의 모습. (해군 제공) 2019.3.12/뉴스1
그러나 강감찬함의 이번 출항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한국의 호르무즈 호위연합체 참가 여부 때문이다.

앞서 이란과 핵 협상 등으로 인해 갈등을 겪은 미국은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견제하는 호위 연합체 구성을 선언했고 자연스레 동맹국인 한국측에도 참여를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

이에 군 당국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퇴치와 상선보호 임무를 맡게 될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을 파견 대상으로 우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덴만은 아라비아 반도 남쪽이고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이라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호르무즈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청해부대 30진의 병력 구성과 인원은 이전과 거의 같지만, 함정에 탑재된 대잠 무기체계 등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만약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하게 될 경우 해적을 상대하던 아덴만 해역과는 달리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를 상대해야 하는 등 다른 무기체계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을 방문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9일 오전 국방부를 방문해 정경두 국방장관과 함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았다. 2019.8.9/뉴스1 © News1
한국을 방문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9일 오전 국방부를 방문해 정경두 국방장관과 함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았다. 2019.8.9/뉴스1 © News1
다만 최현수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 호르무즈 파병 관련 질문에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며 “청해부대(30진)는 아덴만 쪽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무기체계 강화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활동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며 “현지 상황의 필요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사안이며 크게 전과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미측과의 실무적인 접촉도 아직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지난 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국제사회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파병을 공식 요청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위해 한미 간의 공조가 중요한 우리 입장으로선 미국의 요청을 쉽사리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파병을 최종 결정하기까지 이란과의 관계 악화, 국내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과거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전쟁 명분을 두고 국제적 지지 여론이 형성돼 있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도 있었지만 호르무즈 분쟁은 국제적 지지 기반이 약한 만큼 파병을 하면 다른 국가들과 외교적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한 국내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추진하는 일종의 군사 동맹체인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제안에 영국과 이스라엘은 참여하겠다고 밝힌 반면, 독일은 거절한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연합체 참여 대신 예멘 해역 순찰을 위한 선박과 해상 초계기를 아프리카 동북부와 예멘 사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파견할 수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한편 청해부대는 그동안 아덴만 여명작전과 한진텐진호 선원 구출작전(2011년), 제미니호 피랍선원 구출·호송작전(2012년), 리비아(2011·2014년)·예멘(2015년) 우리 국민 철수작전, 가나 해역 피랍국민 호송작전(2018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또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청해부대가 호송·안전항해를 지원한 선박은 2만2400여척, 해적퇴치는 21회, 항해거리는 127만3000여해리(NM)에 이른다. 청해부대 30진까지 파병에 참가한 인원은 9000여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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