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타고 전세계 번지는 인종혐오 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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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이슬람사원 총격 용의자
범행전 극우사이트에 게시물 올려 51명 숨진 뉴질랜드 테러범 찬양
“총기규제 못하면 대통령 자격없어”… 바이든, 대책 미적 트럼프 맹비난

세계 곳곳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및 반(反)이민주의자에 의한 인종혐오 총격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11일 가디언에 따르면 하루 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인근 도시 베룸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이 발생해 70대 신도 1명이 다쳤다. 노르웨이에서는 2011년에도 백인 우월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무차별 총기 난사를 자행해 무려 77명이 숨졌다.

베룸 총격의 용의자인 20대 백인 남성 필리프 만스헤우스는 범행 전 극우 사이트 ‘엔드챈(Endchan)’에 게시물을 올려 “나는 ‘성인(聖人)’ 브렌턴 태런트(29)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 내 차례다. ‘인종 전쟁’의 위협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 국적의 태런트는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또 엔드챈은 미국 유명 극우 사이트 ‘에이트챈(8chan)’의 모방 사이트다. 3일 22명의 희생자를 낳은 미 남부 텍사스주 엘패소 총기 난사 범인인 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21)도 범행 전 에이트챈에 “히스패닉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했다. 가디언은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CNN에 따르면 엘패소 총기 난사 후 일주일 새 미 전역의 월마트에서 최소 8건의 총기 위협이 발생했다. 6일 남부 플로리다주 윈터파크에서는 한 20대 남성이 페이스북에 “3일 뒤 AR-15 소총을 들고 가겠다. 다음 주에는 월마트에 가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8일 중부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서도 소총 및 권총, 방탄복 등으로 무장한 남성이 월마트 매장에 나타났다. 경찰에 잡힌 그는 “월마트가 (개인의 무장 권리를 인정한) 미 수정헌법 2조를 존중하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미 민주당의 지지율 1위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총기 규제를 주창하며 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대통령은 총기가 아닌 ‘정신질환과 증오’가 방아쇠를 당긴다는 전미총기협회(NRA)의 주장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총기 규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사람은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유럽#미국#백인 우월주의#인종혐오#총기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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