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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규명됐다면 보상 서둘러야[현장에서/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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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규명됐다면 보상 서둘러야[현장에서/김소영]

김소영 사회부 기자 입력 2019-08-13 03:00수정 2019-08-13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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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폭우로 침수된 서울 강북구의 한 가게. 김윤선 씨 제공
김소영 사회부 기자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사는 김윤선 씨(52·여)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해 6월 초순경 밤의 일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김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지하 라이브카페 바닥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직원 2명과 함께 물을 퍼냈지만 역부족이었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더 많은 양의 물이 바닥에서 솟아올랐다. 김 씨는 물에 잠긴 전기피아노를 포함해 1800만 원 상당의 음향기기와 가구를 모두 버려야 했다.

지난해 6월 본보는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수유동 주민들에 대해 보도했다. 우이경전철 4·19민주묘지역과 가오리역 사이에 거주하는 이들은 당시 우이경전철 건설 공사가 침수 피해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우이경전철 공사를 하면서 판 터널 등의 시설물이 지하수의 물길을 막아 물이 동네 쪽으로 역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행사 우이경전철㈜은 당시 공사와 침수 피해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주민 피해를 보상할 계획이 없다고 맞섰다.

본보 보도 이후 서울시는 ‘우이선 주변 건축물 침수 원인 규명 및 대책을 위한 합동회의’를 열었다. 서울시와 우이경전철 관계자, 피해 주민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침수 피해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국지반공학회에 연구용역을 맡기고 그 결과에 모두 승복하기로 합의했다.


지반공학회 연구팀은 침수 피해를 본 17개 건물 주변의 지반, 지하수 흐름 등을 조사했다. 경전철 건설공사 설계보고서 등을 검토해 설계와 시공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살펴봤다. 학회 조사 결과 경전철 공사가 주변 지역의 침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우이경전철 구조물이 지하수의 흐름을 방해해 구조물 주변 지하수 수위를 0.6∼1.6m 정도 상승시킨 것으로 봤다. 설계 당시 지하수 수위 상승을 예상한 내용이 설계보고서에 담겼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주민들이 살던 건물이 노후한 점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지반공학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용역 보고서를 올해 2월 내놨다. 침수 피해를 본 17개 건물을 보수하는 데 드는 총비용으로는 1억9700여만 원이 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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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해 주민 중 일부는 지반공학회가 보고서를 내놓은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우이경전철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우이경전철 측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주민도 있다. 우이경전철 측은 “아직 보상받지 못한 주민들과 합의가 마무리되면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용역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지반공학회 연구팀 관계자는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면 언제든 같은 피해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삶의 터전이 망가진 주민들은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다. 경전철 건설 공사가 주변 지역의 침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주민들이 겪은 정신적, 경제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다.


김소영 사회부 기자 ksy@donga.com
#폭우피해#침수#수유동#우이경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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