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둔 일본군 ‘위안소’ 프랑스군 공식문서로 최초 확인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2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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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 해외영토자료관에서 발굴·공개
1940년대 베트남 점령지 따라 '위안소' 설치
'위안소' 표기 지도, '위안부' 25명 수송 기록

프랑스군 공식문서에서 과거 1940년대 베트남에 주둔했던 일본군이 ‘위안소’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자료들이 새로 나왔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의 신규자료를 파리7대학 마리 오랑쥬 교수, 재불 사학자 이장규씨 등이 협력해 프랑스 해외영토자료관(ANOM)에서 발굴·공개했다.

이번 공개 자료는 베트남에서 일본 육군과 해군의 ‘위안소’ 설치계획을 담고 있으며, 일본군이 실질적으로 이를 설치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프랑스가 독일에 패배하자 일본군은 프랑스 비시정부와 협력해 1940년 9월 북부 베트남에 진주했고 1941년에는 남부 베트남까지 점령했다.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은 진주만 기습으로 아시아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기 1년3개월 전에 베트남을 점령하고 곧바로 위안소를 설치했다.

발굴된 것들은 일본군의 베트남 점령 루트인 북부 하이퐁과 박닌, 하노이에 설치된 ‘위안소’ 자료들이다.

공개된 자료는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먼저 1940년 10월 7~10일 사이 하이퐁의 프랑스군 보고서는 일본군의 이동 상황과 함께 일본 육군과 해군이 각각 위안소(Maisons de Tolerance)를 설치할 것이라는 정보를 보고했다.

두 번째는 박닌성 일본군 기지 배치도와 하노이 시내의 일본군 배치도와 함께 ‘위안소’가 표기된 두 점의 지도다. 박닌성의 일본군 기지 배치도에 따르면 위안소는 일본군 기지 경계선에 바로 붙어 있다.

마지막 세번째 자료는 일본군 인원과 물자 수송에 등장하는 여성 관련 기록이다. 프랑스 군 보고서는 1941년 2월 하이퐁 항구를 통해 간호사 70명과 함께 신원 불명의 여성 25명이 도착한 것을 기록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이들이 위안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조광 국사편찬위원장은 “이번 발굴 자료는 베트남지역의 일본군 ‘위안소’ 설치 사실을 프랑스 공식문서를 통해 최초로 확인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에 대한 책임과 반성을 회피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미를 갖는 자료”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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