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장론 군불 지피는 한국당 “핵우산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당, '한국형 핵전략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개최
"비 올 때마다 우산 빌려올 수 없듯 새로운 길 걸어야"
"한미 신뢰 반 이상 무너져…우리 땅에 핵 갖다놔야"
"핵무기 없이 핵무기에 대응 못해, 美핵무기라도 갖다놔야"

자유한국당은 12일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원색적인 조롱으로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이 고조되자 한동안 잠잠했던 ‘핵무장론’에 다시 군불을 지폈다.

그간 한국당은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전술핵재배치, 나토식 핵공유, 핵잠수함 상시배치, 자체 핵무장 등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식 아이언돔의 도입 등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 북핵외교안보특위, 북핵 해결을 위한 자유한국당 의원모임이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형 핵전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에서 황교안 대표는 “북한의 도발이 빈번하다고 해서 (도발이) 일상화 돼선 안 된다”며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잘 대응해야 유비무환의 안전이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 불꽃쇼”에 비유한 원유철 의원은 “문(文)정부는 숨죽이고 이들의 심기와 눈치를 보는 중이다”라며 “무력도발을 가장 강력히 억제하고 있었던 한미동맹은 김정은 정권의 요구대로 한미연합훈련마저 명칭을 축소 변경하게 됐고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주장에 동조했다”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핵우산이 사라지고 있다”며 “비가 올 때마다 옆집에서 우산을 빌려올 수 없듯, 우리도 우비를 입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제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며 한국형 핵전략 수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 핵무기를 한국에 전진배치할 수 있는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한미간 핵공유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핵무기 없이 핵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북한에) 항복하거나 핵 공격으로 초토화시키는 것의 두 가지 방법 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유일한 방안은 핵균형인데 미국의 핵무기라도 가져다 놓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포병미사일 군사전략가로 이미 핵무기 개발로 남한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내 손아귀에 있다고 실제 생각한다”며 ”우리가 핵무기를 배치할수록 비핵화 협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 실패에 대비해 북측의 핵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대비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신원식 예비역 중장(전 합참본부장)은 ”중국이 1964년에 첫 핵실험에 성공했을 때 미국은 선제타격까지 논의했음에도 결국 중국이 핵보유국이 되니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선택했다“며 ”북한은 핵을 가지고 우리나라는 핵을 안 가진 상황이 계속되면 주도권은 북한이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붕괴해서 자유민주주의가 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항구적인 핵능력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핵무기를 만들겠다고 떠들면 절대 안 된다. 국가 차원에서 비공식적으로 은밀하게 핵 농축시설에 대한 제한을 풀고 (핵무기 개발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신고립주의가 군사적, 비군사적 동맹관계를 깨는 중이라면서 핵확장억제에 한미 간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옥현 한국당 안보위원장(전 국정원 차장)은 ”아무리 좋은 무기를 미국이 가지고 있고 전술핵이든 핵우산이든 약속을 실행에 옮길 신뢰관계가 쌓여야 하는데 이미 반 이상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먼저 (원인을) 제공했고 미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를 깨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김정은은 자리에 핵버튼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는 마당에 당연히 김정은은 핵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비)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있는 한 정책적으로 미국은 우선주의, 미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으면 동맹에 약속을 안 지킨다“며 ”핵은 오로지 핵으로만 막을 수 있다. 핵 이외에는 다른 걸로 막을 수 없다. 우리 땅에 핵을 갖다놔야 핵을 막을 수 있다“고 자체 핵무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은 ”최근 미일 원자력협정이 연장되었는데, 이는 핵물질의 농축과 재처리시설도 인정하는 것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며 ”핵협상 실패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신인균 자주국방TV 대표는 ”나토식 핵공유에도 미군이 단지 전진배치만 한 터키식과 양국이 동시에 열쇠를 돌려야만 발사될 수 있는 독일 등과 맺은 방식이 존재한다“며 ”한미 신뢰 하에서만 비(非)터키식 핵공유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정봉 유원대 교수(전 국정원 대북실장)는 ”북한이 장사포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금은 미국의 중거리 마시일 한국배치를 지렛대 삼아 전술핵재배치를 논의할 수 있는 적기“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