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돌고돌아 달성한 한·미 통산 150승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2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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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에이스→메이저리그 연착륙
어깨 부상으로 2년간 암흑기 딛고 화려한 재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이 돌고돌아 한·미 통산 150승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팀의 9-3 승리에 앞장선 류현진은 시즌 12승째(2패)를 수확했다.

류현진의 한·미 통산 150번째 승리다. KBO리그에서 98승, 메이저리그에서 52승을 따냈다.

한·미 통산 150승을 달성한 것은 류현진이 처음이다.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인 박찬호는 빅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인 124승을 거뒀다. 2012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한 시즌을 뛰며 5승을 추가해 한·미 통산 129승을 따냈다.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더스틴 니퍼트가 KBO리그,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116승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4승을 따낸 니퍼트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KBO리그 두산 베어스, KT 위즈에서 활약하며 102승을 추가했다.

어떤 리그에서든 150승을 쌓기는 쉽지 않다.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야 달성할 수 있는 승수다. KBO리그에서 15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송진우(210승)와 정민철(161승), 이강철(152승) 뿐이다.

한·미 통산 150승은 더욱 나오기 힘들다. KBO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던 투수가 KBO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며 승수를 더하는 일도 흔치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가 KBO리그에 오는 일도 거의 없다.

사실 류현진은 조금 더 일찍 한·미 통산 15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그 해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사상 최초로 신인왕,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 ‘괴물’의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류현진은 이후 7년간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활약하며 개인 통산 98승(52패 1세이브)를 따냈다. 수비도, 타선도 약한 한화에서 ‘소년 가장’으로 불리며 꿋꿋하게 승수를 쌓았다. 데뷔 첫 해부터 2011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고, 2012년에는 9승을 거뒀다.

2012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류현진은 빅리그에 연착륙했다. 2013년, 2014년 각각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부상이 류현진을 가로막았다. 2015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왼 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그 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후 2년 동안 류현진은 재활에만 매달렸다. 2016년 7월8일 한 차례 선발 등판한 것이 2년간 유일한 빅리그 등판이었다. 2016년 9월에는 팔꿈치 괴사조직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았다.

2년간의 암흑기를 거친 류현진은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발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경쟁을 통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찬 류현진은 25경기에서 126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어깨 부상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

지난해에도 부상은 류현진을 괴롭혔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5월부터 3개월 동안 등판하지 못했다. 적잖은 공백기에도 성적은 빼어났다. 15경기에서 82⅓이닝을 던지면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 6년 계약이 만료된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로 시장에 나가는 대신 다저스로부터 받은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 다저스에서 1년을 더 뛰는 것을 택했다.

FA를 앞둔 류현진은 그야말로 역대급 활약을 선보이면서 승수를 쌓았다. 이날까지 22경기에서 12승 2패 평균자책점 1.45의 성적을 거뒀고, 대망의 한·미 통산 150승 고지도 점령했다.

지난달 2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한·미 통산 149승째를 거둔 류현진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를 낚지 못했다. 지난 1일에는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 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패없이 물러났다.

다시 홈으로 돌아온 류현진은 타선의 넉넉한 지원 속에 쾌투를 펼치며 의미있는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52승째를 따낸 류현진이 순조롭게 승수를 쌓아가면 올해 안에 김병현(54승)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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