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나들이 마친 고진영 “응원 듬뿍 받았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12일 05시 30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하이트진로)은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였다. 그러나 11일 최종라운드가 태풍으로 취소되며 2라운드 결과에 따라 공동 13위로 아쉽게 대회를 마쳐야 했다. 사진제공|KLPGA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하이트진로)은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였다. 그러나 11일 최종라운드가 태풍으로 취소되며 2라운드 결과에 따라 공동 13위로 아쉽게 대회를 마쳐야 했다. 사진제공|KLPGA
악천후로 경기가 기약 없이 연기되던 11일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이날 이른 오전부터 야속하게 쏟아지던 빗줄기를 복잡한 마음으로 쳐다보던 이가 있었다. 바로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2관왕 그리고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안고 돌아온 고진영을 향한 국내 골프계의 관심은 상당했다. 필드 안팎에선 다수의 취재진이 따라붙었고, 유망주 원포인트 레슨과 팬 사인회 등 각종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많은 관중이 몰려들었다.

개막 기자회견에서 “톱10 진입이 목표”라고 밝혔던 고진영은 그러나 자신의 1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아쉬운 표정이었다. 2라운드까지 3언더파 141타 공동 13위로 순항했지만, 11일 마지막 날 경기가 태풍의 영향으로 취소되면서 이 성적 그대로 이번 대회를 마쳐야 했다.

최종라운드 취소가 결정된 뒤 만난 고진영은 “너무 아쉽다. 톱10 진입을 해야 했는데 이를 이루지 못하게 됐다. 또 나를 보러온 팬분들께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없게 돼 오히려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2주 연속 메이저대회를 치른 뒤 국내로 향하는 쉽지 않은 강행군이었다. 지난달 말 프랑스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역전 우승을 거둔 고진영은 영국으로 건너가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소화한 뒤 곧바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뛰었다.

시차 적응조차 할 시간이 없는 빡빡한 일정을 보낸 고진영은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많은 분들께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탈환을 축하해주셨다. 또 1, 2라운드에서는 경기 내내 최종라운드 챔피언조 못지않은 응원을 받았다”고 활짝 웃고는 “부모님이 계신 제주도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아귀찜과 떡볶이, 프라이드치킨 등 평소 먹고 싶던 음식도 마음껏 먹었다”고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2014년 데뷔한 고진영은 같은 해 신설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와 각별한 인연을 지닌다. 올해까지 6년 연속 개근을 했고, 2017년 대회에선 정상을 밟기도 했다. 2014년 KLPGA 투어 신인부터 지난해 LPGA 투어 루키 그리고 올해 세계 1인자 등 다양한 자격으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경험한 고진영은 “올해는 확실히 예년과는 느낌이 달랐다.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인지 뿌듯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더 생겼다”고 진심을 말했다.

제주도에서 머무는 며칠간 “태어나서 가장 많은 사인을 했다”는 고진영은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22일 개막하는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LPGA 투어 레이스를 재개한다.

제주|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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